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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상] 대기업 오너 사내이사 재선임...표대결 이뤄지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2.18 06:00 수정 2020.02.18 06:02

내달 주요 대기업 주총 앞두고 롯데·한진·효성·대림 등 주목

경영권 분쟁 발발 한진칼 제외하면 무난할듯...국민연금 변수

내달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너들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걸린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뉴시스 내달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너들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걸린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뉴시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대기업 오너들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수 걸려 있는 가운데 주총 참석률 향상의 방안으로 꼽히고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 바람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내세워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천명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역할도 관심사다. <편집자주>


내달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많은 기업들에서 대주주 오너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예정돼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대기업집단을 기준으로 지배주주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올해 17개 그룹에서 23명에 달한다.


이들 중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롯데·한진·효성·대림 등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이 되는 곳은 오너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내달 말 주총에서 그룹 총수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조 회장은 내달 23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 상정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앞두고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반기를 들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주총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등과 손잡고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해 조 회장의 경영체제에 반기를 든 상태다. 현재 3자 연합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31.98%(의결권 기준)로 조 회장측 우호지분(33.45%)과 불과 1.47%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근 3자 주주연합이 지분 1.5%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측의 지분 차이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어서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측은 델타항공(10%), 조원태(6.52%), 조현민(6.47%), 이명희(5.31%),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카카오(1%) 등으로, 조 전 부사장측은 KCGI (17.29%), 반도건설(8.28%·의결권 유효 기준 8.2%), 조현아(6.49%) 등으로 주요 주주들은 양 진영으로 포진한 상태다.


결국 아직 남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상태로 이들의 표심에 따라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는 결정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계속 유지할지가 주목되는 포인트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포함,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 등 모두 4곳의 기업에서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 회장은 이미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 등 그룹 주요 계열사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과다겸직 이슈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임기 만료 예정인 4곳의 기업들에서 연임이 이뤄질지가 주목되고 있다. 내달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다뤄지지 않으면 사내이사 겸직 기업 수는 줄어들게 된다. 다만 한진과 달리 주총에서의 표 대결 이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도 총수인 조현준 회장과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걸려 있다. 둘의 임기는 내달 22일까지여서 내달 주총에서 이들의 재선임 안건이 다뤄질 전망이다.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주주 구성을 감안하면 이들의 재선임 안건은 어렵지 않게 통과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효성아이티엑스, 조 사장은 신화인터텍에서도 각각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그룹의 경우, 이해욱 회장의 대림산업 사내이사 임기가 3월로 만료돼 재선임 안건 통과 여부가 관심사다. 대림산업 지분은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23.1%(지난해 9월말 기준), 국민연금과 외국인이 각각 12.2%(2019년 말)와 48.6%(7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진칼을 제외하면 다른 기업들에서는 대체적으로 오너일가가 확고한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소액주주 반발에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도 소액주주 등 일반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갑질과 횡령·배임 등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천명해 온 국민연금이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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