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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높은 곳 바라보는 LG, 정근우 효과 볼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2.17 19:04 수정 2020.02.17 17:32

지난해말 2차 드래프트 통해 한화 떠나 LG 이적

정주현과 치열한 주전 경쟁, 큰 경기 경험 풍부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게 되는 정근우. ⓒ 뉴시스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게 되는 정근우. ⓒ 뉴시스

한화를 떠나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게 될 정근우(38)가 손에 익숙한 2루 글러브를 다시 잡는다.


정근우는 지난해 열린 2차 드래프트서 한화 보호선수 명단서 제외됐고, 베테랑 2루수가 필요했던 LG가 낚아채며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것이기에 자칫 기분이 상할 법도 했으나 정근우는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파이팅 넘치는 기백으로 어색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에 금세 적응하는 모습이다.


정근우의 합류로 LG는 가장 든든한 2루 백업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기에 무형 자산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스프링캠프지에서 들려오는 LG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고 분위기가 좋다. 정근우는 후배들은 물론 외국인 선수들까지 손수 챙기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2루 포지션의 업그레이드다. LG는 지난해 2루 구멍이 크게 발생하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주전 2루수 낙점된 정주현은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1 2홈런 27타점 15도루로 갖고 있는 잠재력을 폭발시키는데 실패했다. 백업 자원이었던 박지규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정근우도 흐르는 세월을 감당하기 어려운 듯 이미 지난 시즌 한화에서 포지션 변경을 꾀한 바 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아직도 2루 수비에 애착을 갖고 있는데다 LG에서의 본인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정근우와 정주현의 공존이다. 정근우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이 있기 때문에 풀타임 2루수로 뛰기가 어렵다. 오히려 타격에 집중하면서 정주현이 2루 수비를 받쳐주는 게 보다 현실적이다.


KBO리그 역대 2루수 WAR(스탯티즈 기준)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 역대 2루수 WAR(스탯티즈 기준)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만약 가을 야구에 진입하고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면 그때부터는 정근우의 진가가 드러날 전망이다.


정근우는 SK 시절 각각 세 차례 우승과 준우승을 겪어봤고, 이와 같은 경험 능력치는 한화 이적 후에도 고스란히 발휘돼 2018년 가을 야구 잔혹사를 끊는데 크게 일조했다.


정근우의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은 타율 0.275(222타수 61안타) 2홈런 7타점 12도루로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201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이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0.444(18타수 8안타)로 악마적 재능을 크게 발휘했다. 결정적 순간 정근우 보다 뛰어난 테이블 세터는 KBO리그 역사에서도 손을 꼽기가 어려울 정도다.


LG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LG는 지난해 4위를 기록했으나 3강(두산, SK, 키움)과의 제법 큰 격차를 실감하며 준플레이오프서 시즌을 마감했다. 정근우라는 검증된 기어를 장착하고 LG가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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