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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동동'…안철수계 의원들이 '3당 통합'만 기다리는 이유

  • [데일리안] 입력 2020.02.17 05:30
  • 수정 2020.02.16 20:19
  •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통합신당 교섭단체 넉넉히 이뤄져야 출당 가능

2당 통합에 그쳐 20석 겨우 넘기면 출당 어려워

안철수계, 17일 호남계 중진과 만나 재차 건의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일하는 국회 개혁방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3당의 통합 선언이 있던 13일,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비례대표(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들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안철수계 한 보좌관은 3당 통합을 논의하는 박주선 의원실 앞을 서성이며 "진척이 있나요?"라고 묻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3당 통합 선언이 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박주선 바른미래당 통합추진위원장을 만났다. 한 비례 의원은 박 위원장과의 회동 전 기자에게 "박주선 위원장이 출당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모양"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우리는 바른미래당 인질이 아니다. 이제는 풀어줄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호소했다.


안철수계 비례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출당'이다. 출당을 위해서는 바른미래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재적 의원 3분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즉, 안철수계 의원들뿐 아니라 호남계 같은 당내 우호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출당이 아닌 탈당을 할 때엔 의원직을 상실한다.


하지만 박 위원장을 만나고 온 의원들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화가 나서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손을 내저었다. 박주선 위원장은 출당과 관련해 "같이 못하겠다는 사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도 소인배적 처신"이라면서도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출당에 확답을 받지 못했지만, 17일 호남계 중진 의원들과 만나 재차 출당을 건의할 계획이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통합추진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통합추진회의 1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박주선 바른미래당 통합추진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통합추진회의 1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안철수계 의원들의 출당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 배경에는 난항을 겪는 '3당 통합'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17석, 민주평화당 4석, 대안신당 7석이다. 3당이 통합하면 총 28석으로, 무난하게 원내 3당 교섭단체가 가능해진다. 안철수계 의원 6명을 출당시켜도 교섭단체 유지는 문제가 없다.


반면 3당 통합이 무산되면 출당은 어려워진다. 최악은 3당 통합이 아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2당 통합에 그칠 경우다. 이 경우 원내 3당 교섭단체 지위는 회복되지만, 그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하다. 교섭단체 유지를 위해서라도 출당은 불허될 수밖에 없다. 안철수계 의원들이 '3당 통합'을 그 누구보다 기다리는 이유다.


출당이 불허되면 당장 창당을 앞둔 국민의당(가칭)은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비례 의원들은 창당 이후에도 당원 가입이 불가능해진다. 또 총선에서 유리한 기호를 받기 어려워진다. 총선 기호는 현역 의원의 수를 기준으로 배정되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 있는 현역 의원은 권은희 의원 한 명 뿐이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14일 총선 전 마지막 정당보조금이 지급되면 출당 조치가 되길 내심 기대했다. 14일 전 출당은 바른미래당 교섭단체 지위를 깨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권파(이찬열·김관영·김성식 의원)의 탈당으로 독자적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미래당은 14일 정당보조금 마저 8억원 가량 받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안철수계 의원들이 출당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할 당시, 호남계 박주현·장정숙 의원은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안철수 당시 대표에게 출당을 요구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은 "국민의당의 높은 정당지지율로 당선된 의원들이 출당을 요구해선 안 된다"며 반대했다. 정치권에서는 "그때 업보가 2년 뒤 그대로 돌아왔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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