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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진 친 조현아…고민 깊어진 조원태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2.14 12:10 수정 2020.02.14 13:18

3자 연합, 이사자격 제한 정관 포함시키며 이사진 확대 노려

비전문성 부각시키며 별도로 이사후보 제안하며 대응 가능성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주주제안으로 이사진 확대를 꾀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고심하고 있다. 이사진으로 추천된 이들의 전문성을 문제삼으며 별도로 이사들을 추천하며 주총에서 맞대응할지 주목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3자연합이 한진칼에 제출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제안'을 통해 총 8명의 이사(사내이사 3명·기타비상무이사 1명·사외이사 4명)을 추천한 것을 두고 이사진 확대를 통해 조 회장 경영체제를 적극적으로 견제할 의사를 드러냈다.


현재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인 이상’으로 구성할 수 있고 이사회 구성이 몇 명까지 가능하다는 조항은 없어 이사회에 대한 규모는 제한이 없다. 현재 이사회는 조 회장과 석태수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3월 조 회장과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내달 말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6년간 연임한 상태여서 6년 이상 사외이사 연임을 금지한 개정 상법에 따라 다른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


이에 주주연합은 8명의 이사 후보를 주총 안건으로 올려 이사회의 과반 이상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진칼의 이사 신규 선임은 주총의 일반결의 사항으로 전체 주식의 25%, 주총 참석 주식의 50% 찬성이면 의결이 가능하다.


현재 이사회가 조 회장의 측근으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새 인물로 변화를 꾀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사회를 장악해 조 회장의 경영체제에 대한 적극 견제를 넘어 경영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측도 개별적으로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주안건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맞대응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자연합측이 주주제안으로 구체적인 인사들을 이사진으로 제시한 만큼 주총에서 안건으로 다뤄야 하는 상황에서 적극 맞대응할 필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사자격 제한 정관을 포함시키며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불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터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성을 갖춘 후보들을 제시해 3자연합이 내세운 이사 후보진들의 전문성 부족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실제 재계에서는 3자연합이 제시한 이사후보들이 항공업과 무관하거나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현아 3자연합 측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제안한 인물들. 왼쪽부터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법무법인 태평양 조현아 3자연합 측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제안한 인물들. 왼쪽부터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법무법인 태평양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은 과거 SK텔레콤 사장으로 재직하는 등 항공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특히 현역에서 은퇴한지 10년이 넘었고 현재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함께 사내이사로 추천된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도 삼성전자 중국사업을 총괄한 경력이 있을 뿐 항공업계 경력은 없다.


그나마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와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등이 항공업에 몸담은 이력이 있지만 중량감은 다소 떨어진다.


김 전 상무는 지난 2005년말 대한항공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이후 이듬해 곧바로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겼던 인물로 항공전문가라고 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함 전 대표의 경우,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과 국제업무담당 전무를 지낸 뒤 저비용항공사(LCC)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는 등 경력은 풍부하다. 다만 그가 CEO를 지낸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LCC의 고도 성장기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성과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이들 4명이 모두 60대 이상으로 혁신과 변화를 표방할 수 있는 참신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된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의 경우, 경제·재무·이공·법률 등 다양한 분야로 체워졌지만 교수와 법률가로 역시 새롭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3자연합이 이사후보들로 구체적인 인사를 제시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조 회장측이 보다 전문성과 참신성을 갖춘 후보들을 제시하면 충분히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진그룹 측은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칼은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를 개최해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할 예정으로 확정된 안건은 내달 말 주총에서 다뤄지게 된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후보안이 어떻게 상정될지도 관심사다. 현재 한진칼 규정에는 이사 선임 시 개별이나 집단투표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한진칼이 3자연합에서 제시한 이사 후보 8명을 개별 안건이 아닌, 하나의 안건으로 올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3자연합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사 후보를 개별적으로 1명당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안을 정관에 신규로 개설해달라는 내용을 주주제안에 포함한 상황이어서 이사회 구성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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