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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홍준표·김병준에 연락…'지도급' 전략 재배치 '시동'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2.08 14:37 수정 2020.02.08 15:58

"출마 희망 지역구 두세 개 주면 공관위서 검토"

일방적 '험지' 꽂지 않겠다는 뜻…최대한 예우

'지도급'들은 난색…역으로 공관위 설득 시도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선언 이후,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당 지도급 인사' 전략지역 재배치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서울 강북 험지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홍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김형오 의장의 전화를 받았다"며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와달라는 말씀이 있었지만,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드렸다"


또다른 한국당 '지도급 인사'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김형오 위원장으로부터 비슷한 내용으로 연락을 받았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김형오 위원장과 간접적인 소통을 거듭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김형오 위원장은 '당 지도급 인사'들에게 "출마하고 싶은 전략지역을 두세 개 정도 달라"며 "그러면 희망 지역구를 공관위에서 논의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에 복수의 희망 지역구를 접수받겠다는 것은, 공관위가 '당 지도급 인사'를 일방적으로 특정 '험지'에 꽂지는 않겠다는 셈이다. '당 지도급 인사'를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탈당 등 심각한 분열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는 만큼, 최대한 예우를 갖추며 조심스레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손바닥위 공깃돌도 아니고, 이제 와서 다른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 고향 출마를 못하면 무소속 출마를 당하느냐의 문제"라며 맞서던 홍준표 전 대표는 공관위의 접근 자세를 고려한 듯 훨씬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고향 출마를 하겠다'는 원칙 자체는 고수하는 모습이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홍 전 대표는 지난 3일 밀양 삼문동으로 이사한 뒤,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 신청까지 했다.


홍 전 대표는 "이삿짐 싸서 내려와 사무실·선거조직 세팅까지 다해놓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서울로 올라갈 수는 없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며 "공관위원들이 한 번 불러주시면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당 지도급 인사'들도 김형오 위원장의 제안을 평가하면서도, 선뜻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김형오 위원장의 제안에 당장 특정한 복수 지역구를 거론하지 않은 채 "생각해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4·27 재선거에서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 김해 봉하마을 출마를 결행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당의 요구로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선 뒤, 지난해 7월 일찌감치 고향 경남 거창으로 낙향해 기반을 다져온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갑자기 고향에 내려온 것도 아니고, 지난해 이미 이사해서 수많은 분들의 손을 잡고 고향에서 성숙한 정치 한 번 해보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뛰어넘기가 어렵다"며 "당의 요구는 이해하지만, 내 목소리도 한 번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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