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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정우성 "서로 이해는 못하더라도, 존중은 해야죠"

  • [데일리안] 입력 2020.02.10 07:59
  • 수정 2020.02.11 08:43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서 태영 역

배우·연출·제작자·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전방위적 활동

배우 정우성은 영화 배우 정우성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서 태영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상대방을 전적으로 이해하긴 힘들어요. 단, 존중은 필요하죠."


배우 정우성(46)이 말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수많은 인물을 연기한 그는 나이가 들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인물로 변해야만 하는 배우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직업이다. 연기할수록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는 그가 이번에는 사라진 애인 때문에 빚에 시달리는 인물을 연기했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극이다.


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우성은 "욕망 앞에 놓인 여러 인물을 보여주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며 "원작의 힘을 잘 살려서 재미있게 각색한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 삶을 생각할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사연도 재밌었다"고 전했다.


영화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사라진 연인 연희(전도연)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정우성),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가장 중만(배성우),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연희,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등이 그렇다.


"영화는 인간의 욕망을 악의적으로 그리지 않아요. 다른 작품이라면 주요 인물 몇 명에게만 초점을 맞추는데, 이번 작품은 돈 가방과 얽힌 모든 인물을 다뤄서 좋았습니다."


배우 정우성은 영화 배우 정우성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서 태영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원작 속 태영의 직업은 형사였지만, 영화에서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으로 바뀌었다. 정우성은 태영의 모습에서 허술함을 느꼈다. 시종일관 호들갑 떠는 연기를 한 배우는 "어두운 상황 속에서 태영의 위트 있는 모습이 숨통을 트이게 할 것"이라며 "캐릭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우성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집착하지 않는다"는 '쿨'한 답이 돌아왔다. "사람마다 집착하고 있는 부분이 다르잖아요. 집착의 대상이 삶에서 바람직하냐는 질문을 할 수 있죠. 태영을 풍자적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모든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는 확신해야만 한다는 게 배우의 철학이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공감할 순 없어요. 캐릭터가 조화롭게 극에 묻어났을 때 만족도가 높아지죠. 불안할 때마다 확신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결말에 대해선 "돈에 대한 집착과 쓸데없는 자신감이 보인 인물이 마주한 상황이었다"며 "허무하지 않고, 통쾌했다"고 고백했다.


영화는 극 중반 전도연이 나오는 시점부터 변곡점을 맞는다. 초반을 책임진 정우성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전도연과 호흡은 바라고 바라왔다. 정우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각자가 어떤 배우인지 입증할 수 있었던 계기"라며 "전도연과는 긴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에서 만났으면 한다. 로맨틱 코미디 같은 장르에도 함께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전도연을 평소에 어떻게 생각했냐는 질문에는 이런 얘기를 털어놨다. "저는 늘 선입견이 대상이 됐어요. 그래서 상대방을 대할 때 선입견을 갖지 않고 대하죠. 도연 씨와 저는 조금 다른 장르에서 활동했습니다. 이번 작품을 함께 하면서 도연 씨가 지금까지 '전도연'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됐죠."


정우성은 20여 년이 넘는 기간 정상의 위치에 서며 큰 사랑을 받았다. 제작자인 장원석 대표와 오랜만에 만난 그는 "서로 교감하면서 성장했다"며 "정우성이라는 이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활동했다"고 했다. "주어진 일에 감사하려 하죠. 아무것도 없던 제가 이만큼까지 이룬 점에 대해 감사합니다. 감사의 마음이 쉽게 버려지지 않아요."


지난해엔 영화 '증인'으로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배우는 "내가 한 작품에 대한 뿌듯함을 느낀다"며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상이 연기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스스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정우성에게 절박함이 있을까 궁금했다. "절박함은 없어요. 여러 기회 중 제가 선택하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될뿐입니다."


배우 정우성은 영화 배우 정우성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서 태영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연출 데뷔작인 영화 '보호자'는 10일 크랭크인한다. 정우성과 김남길, 박성웅 등이 출연하는 액션물이다. 연출이 새로운 에너지를 주냐고 묻자 "피곤함"이라는 답을 들려주며 웃었다.


정우성의 최근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015년 김하늘과 호흡한 '나를 잊지 말아요'로 제작자가 된 그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OTT) 넷플릭스의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에도 참여한다. '고요의 바다'는 정우성이 제작하는 첫 드라마로 달을 배경으로 한 SF스릴러다.


지난 2016년엔 오랜 지기인 배우 이정재와 매니지먼트 회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설립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전방위적 활동을 하다 보면 스스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듯하다. "사람과 관계, 소통, 이해, 차이에 대한 교감을 배워요. 관객들과 소통을 위해 바람직한 단어를 선택하느냐 고민하게 되죠.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바람직한 단어를 썼다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은 다 다르다. 일부는 공감할 순 있지만,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우성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건 당연하죠. 다들 다르잖아요.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긴 힘들기 때문에 생각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존중이죠. 사람과 사람이 사는데, 이해는 못 하더라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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