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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전략도 무색해진 대형마트...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직격탄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2.07 06:00 수정 2020.02.06 21:43

집객 효과 높은 문화센터 중단하고 위기대응 매뉴얼 가동

‘영업’ 보다 고객 및 직원 ‘안전’에 방점…매출 감소는 불가피

ⓒ이마트 ⓒ이마트

새해 첫 날부터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며 온라인 쇼핑과의 경쟁 강도를 높였던 대형마트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고전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위험으로 집밖으로 소비자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일부 확진자들의 동선에 대형마트 매장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점포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초저가 전략을 통한 집객 보다는 고객과 직원의 안전에 총력을 다 한다는 입장이지만 매출 감소 우려로 인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휴교령이 내려진 지역의 문화센터 전 강좌를 중단했다.


이마트는 군산과 수원, 부천, 일산 고양지역에 위치한 8개 문화센터가 9일까지 휴강에 들어갔고, 전 점에서 영‧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대형 행사를 취소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군산과 평택, 안성 등지에서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중단했고, 홈플러스도 평택과 수원, 부천 등 11개 점포 문화센터가 문을 닫았다.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대형마트 문화센터는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때문에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강좌 수를 늘리면서 문화센터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문화센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매장을 방문하면서 각종 행사와 할인 정보를 접하고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통계에 따르면 자사 문화센터 회원들이 마트에 방문해 상품을 구매한 월 평균 횟수는 4회로 일반 고객보다 2배 가량, 월 평균 구매액도 30%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가격과 차별화 상품을 내세우며 온라인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던 불과 한 달 전과는 분위기가 확 달라진 셈이다.


현재는 초저가 전략 등 영업보다는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기업별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수립하고 전 직원에 마스크를 지급해 개인위생을 강화하는가 하면 카트 소독 횟수를 늘려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영업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고객과 직원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이마트 월계점에서 직원들이 고객용 카트 소독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마트 지난 3일 오후 이마트 월계점에서 직원들이 고객용 카트 소독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마트

하지만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전년 대비 67% 줄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갈수록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까지 더해지면서 집밖을 벗어나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다.


앞서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대형마트 매출은 적게는 10~20%가량 줄어든 바 있다. 일부 매장의 경우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을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에 소비자들이 몰리기도 하지만 전체 매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일부 확진자 동선에 포함돼 임시휴업을 결정했던 매장의 경우 여파가 오래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지난해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려던 차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우선은 안전에 방점을 두고 현장을 관리하고 있지만 결국 매출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설 대목 이후 졸업, 입학 시즌을 비롯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준비했지만 실제 진행 여부는 검토 중”이라며 “상황이 장기화돼 5월 가정의 달 시즌까지 이어진다면 상반기 매출은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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