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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경고음…바닥 보이는 중국발 원재료 '확보' 비상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2.05 06:00 수정 2020.02.05 06:09

24시간 풀가동 체제로 전환하면서 원단, 필터 등 원재료 재고도 빠르게 소진

매점매석 단속은 6일 이후부터나 가능…사재기, 싹쓸이 행렬에 품귀현상 지속

지난 3일 오후 트레이더스 월계점에 입고된 마스크를 인당 1박스씩 한정 판매하는 모습.ⓒ이마트 지난 3일 오후 트레이더스 월계점에 입고된 마스크를 인당 1박스씩 한정 판매하는 모습.ⓒ이마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나 약국 등에서 품절 사태가 잇따르면서 사재기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는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마스크 사재기와 매점·매석 행위 등을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한편 24시간 공장을 가동해 최대한 공급량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사태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하는 마스크 원단, 필터 등 원재료 수급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마스크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마스크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는 물론 중국 관광객에 보따리상들까지 물려들면서 마스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마트(트레이더스)에서 판매된 마스크 물량(낱개기준)은 총 370만여개로, 하루 평균 약 53만개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판매량과 비교하면 30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1인당 30매 등 판매량 제한에 나섰고, 편의점들은 점포 당 발주량을 제한했다. 일부 품목은 아예 발주가 정지됐다.


온라인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는 통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달 31일 소셜커머스 및 오픈마켓 등 5개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성인용 KF94 마스크 1개당 평균 가격은 3148원, 성인용 KF80 마스크의 평균 가격은 2663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비자시민모임이 2018년 4월 조사한 가격과 비교해 KF94는 2.7배, KF80은 2.4배 인상된 것이다.


정부는 대대적인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과 함께 제조업체의 24시간 풀가동으로 하루 1000만개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생산한다는 방침이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행 규정에는 마스크가 사재기 단속규정이 아니어서 적발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어서다. 정부는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제정해 늦어도 6일 공포하겠다고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6일 전까지는 사재기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중국에 마스크를 수출하려는 한국, 중국 바이어들이 국내 주요 마스크 제조공장 앞에 돈다발을 들고 찾아가는 사례가 연일 보도되면서 생산량을 늘려도 국내 공급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서울 시내 대형마트나 편의점, 약국 등에서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시중에 유통되는 마스크를 싹쓸이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시판 물량이 마른 상황에서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까지 줄어들 경우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중국 보따리상이나 바이어의 경우 웃돈을 주고 물량을 선점하는 사례가 많아 국내 마스크 유통가격을 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 가족이 마스크를 박스 채 구매해 들고 지나가는 모습.ⓒ데일리안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 가족이 마스크를 박스 채 구매해 들고 지나가는 모습.ⓒ데일리안

이 가운데 마스크 원재료 수급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면서 마스크 대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주요 마스크 업체가 24시간 풀가동해 공급량을 늘리면서 중국에서 수입되는 부직포 등 원단과 필터 같은 원재료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마스크와 함께 품절현상을 빚고 있는 손소독제의 주원료인 에탄올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아 원재료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진행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긴급회의에서는 중국에서 원단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마스크업체들이 원단 수급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마스크 제조업체의 경우 부직포 등 원단을 자체적으로 생산해 충당하지만 중소 규모 생산업체들은 중국에서 부직포와 필터 등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검역당국의 조치로 이동제한이 강화되고 춘절 영향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5일 자국 내 최대 내륙 컨테이너항인 우한항을 폐쇄하고 자국 내 육로 이동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24시간 풀가동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달 말이면 원재료 재고가 모두 소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마스크 재고 조절을 위해 점포 당 발주 물량을 제한하고 있는데 새로운 발주물량을 받으려면 빨라야 다음달 중순 이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높다보니 한 번에 많은 물량을 확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겨울부터 봄까지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 때문에 미리 물량을 확보한 덕에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는 편”이라면서도 “생산업체에서도 주문이 밀리는 상황이라 평소보다 공급이 더디다. 공급 시기를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배송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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