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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에 고꾸라진 배터리업계…2차 조사결과 ‘예의주시’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입력 2020.02.05 06:00 수정 2020.02.05 06:09

LG화학, 지난해 4Q 적자전환‧삼성SDI, 영업익 90% 급감

ESS 화재원인 조사 발표 임박…배터리 결함 여부 ‘촉각’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한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한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악재에 발목 잡힌 배터리 업계에 ‘ESS 화재 2차 조사 결과’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1차 조사와는 달리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될 경우 올해 경영여건도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는 ESS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 탓에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7조4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나, 27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SS 관련 일회성 비용이 4분기에 반영되며 배터리부문에서만 24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SDI 역시 ESS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9% 급감했다.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특수소화시스템 적용을 위해 투입한 약 20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ESS 화재 2차 조사위의 최종 결과 발표도 임박한 상태다. 정부는 1차 조사위를 꾸려 지난해 6월 화재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았으나 이후에도 5건의 화재가 잇따르자 2차 조사위를 출범, 원인 조사에 나섰다.


당초 2차 조사위는 지난해 말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한 달가량 늦어지고 있다. 2차 조사위의 잠정 결론에 배터리 업체의 소명 절차가 길어지면서 최종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2차 조사위가 배터리 결함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ESS는 배터리를 비롯해 전력변환장치(PCS), 운영시스템(EM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으로 구성된 종합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배터리 결함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ESS 산업 생태계의 위기’ 보고서에서 “ESS 개별 부품 차원의 시험‧인증과는 별도로 통합된 시스템 차원에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수준에서 기술적 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부재했으며 통합적인 관리체계 또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은 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LG화학은 전날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정부가 ESS 화재 원인 조사를 하고 있지만, 자체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국내 ESS 산업 위축으로 해외에 눈을 돌리는 실정이다.


LG화학은 국내 시장에서는 안전에 집중하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울 계획이다. 전력망, 주택용 시장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시스템 역량 갖춘 고객과 ESS 사업을 영위,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SDI 역시 올해 ESS 시장이 해외 전력용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한 15.9GWh(기가와트시)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철저한 수요 분석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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