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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우한페렴' 공포…명동 상인 "신종 바이러스 두렵지만 생계 걱정에..."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입력 2020.02.03 06:00 수정 2020.02.02 23:11

중국인 관광객 몰리는 명동 일대 '한산'

명동 일대 소상공인, 돌발 악재 '망연자실'

ⓒ데일리안 ⓒ데일리안

"불안하기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보다 밥줄 끊기는게 더 무서워서 거리로 나온다."(서울 명동거리의 한 상인)


지난 31일 서울 명동 일대 면세점과 백화점. 점심이면 북적이던 식품관과 식당가는 평소보다 썰렁한 분위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의 출입이 잦은 명동 시내와 면세점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최대한 접촉을 피해라',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 '손을 깨끗이 씻어라',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뻔한 공식만 있을 뿐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면세점 곳곳에는 '고객 마스크 지급' 안내문과 손소독제를 비치해뒀고 안내 데스크에서는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입구의 안내데스크 보안요원, 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손님을 응대했다. 얼핏 보기에도 손님보다 직원들이 많아 보였다.


당장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바이러스 확산 공포로 국내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면서 매출 하락은 불 보듯 뻔해 보였다.


평상시면 긴 줄이 늘어서 있던 화장품 매장 앞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루종일 마스크를 쓴 채로 손님을 응대해야 하는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답답하다"며 푸념을 늘어 놓기도 했다.


화장품 판매직원은 "직업 특성상 제품에 관해 설명하느라 일반 매장 직원보다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은데 그 과정에서 혹시 모를 접촉에 대비해 대부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다소 불편하긴 한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관광객으로 들끓던 명동거리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사드 사태 이후 3년 만에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상인들은 돌발 악재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한 노점 상인은 "예년 같으면 춘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을 텐데 거리가 한산하다"면서 "가뜩이나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종 바이러스 확산이 '제2의 메르스 파동'으로 번질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반면 한산한 명동거리와 달리 약국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귀 현상으로 때 아닌 수혜를 누렸다. 명동에 위치한 한 약국에 마스크 구입을 위해 들렸으나 일찌감치 품절됐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약사 A씨는 "마스크를 새로 들여오면 1~2시간이면 동이 날 정도"라면서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박스째 구입해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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