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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 강원도 파랗게 물들일까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1.31 00:04 수정 2020.01.31 10:17

선대위원장직 수락, 지역구 출마는 '숙고'

앞서 '험지 출마' 공언해 출마 가능성 높아

내달 4일, 토론회 개최로 운신 폭 넓힐 듯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전 지사는 30일 오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 후 4·15 총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지역구 출마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동선대위원장직 수락과 관련해 "9년 동안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를 다니며 주요 정책과 싱크탱크를 봐왔다"며 "대한민국이 진화해나가는 데 작은 노력과 기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개혁을 통한 신산업 창출 △전세계·인류와 함께 일하는 국가 △리더와 국민이 서로 돕는 국가 △미·중을 이해하고 진화하는 국가를 '4대 과제'로 꼽았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그는 차기 총선에서 '총선 사령부' 역할을 하며 전국 선거를 이끌 전망이다.


이 전 지사는 지역구 출마 여부에 대해선 "깊이 생각을 못해봤다"며 "연말에 사면 복권이 있었고, 그 사이 제가 이스라엘·미국·싱가포르·네덜란드에 다녀왔다. 정치권을 떠난 지 10년이 됐기 때문에 (지역구 출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소명'을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그는 "정치라는 과정자체가 절대로 만만하지 않은 과정"이라며 "그걸 넘어설 수 있는 소명이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지사에 앞서 브리핑을 진행한 이재정 대변인은 "이 대표께서 이 전 지사에게 강원지역에서 (지역구) 후보로 뛰어주십사 요청을 드렸다"며 "몇몇 지역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구체적인 출마 지역에 대해선 "짐작하는 여러 후보지역이 맞을 것"이라며 "강원도를 이끌어줘야 하고, 전국 선거를 이끌어 줘야 하는 여러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전 지사가 중고교 시절을 보낸 원주시(원주갑)와 인구 증가로 분구가 예정된 춘천시를 출마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 이 전 지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해당 지역구에선 자유한국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해 초부터 표밭을 갈고 있다. '오세훈 대항마'로 검토되던 이 전 지사의 '강원 선회'는 강원 지역 내 열악한 민주당 저변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강원 지역 전체 의석(8석) 중 민주당이 꿰찬 의석은 원주을(송기헌 의원) 한 곳 뿐이다.


이 전 지사가 강원 출마를 확정할 경우, 민주당의 권역별 간판 후보들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이날 오전에는 김두관 의원(경기 김포갑)이 경남 양산을 출마를 선언하며 "경남 선거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50년 만에 민주당이 배출한 강원도지사 출신
정치자금 수수로 지사직 상실 아픔 겪어


이 전 지사는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원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뒤 연세대에 입학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비서관을 지냈고,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노무현의 오른팔'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 전 지사는 17대 총선 당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첫 발을 내딛었다. 18대 총선에서는 야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선 50년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이 독식해온 강원도지사직을 거머쥐어 정치적 무게감을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탄탄대로를 걷던 그를 고꾸라뜨린 건 이듬해 불거진 '돈 문제'였다. 당시 그는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형이 확정돼 지사직을 잃고,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10년 간 정치권을 떠나있던 이 전 지사는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려 정치 재개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그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10년이 지났다"면서도 "21대 총선에 출마한다면 험지도 마다치 않겠다"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동으로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한 이 전 지사는 오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며 운신 폭을 넓힐 예정이다. 해당 토론회에선 강원도를 '동북아 가스허브(Gas Hub)' 로 만들어 지역 및 국가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기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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