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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상선 사명변경에 거는 기대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0.01.31 07:00 수정 2020.01.30 22:30

지난 2016년 현대그룹서 분리된 ‘현대상선’

이미지 쇄신 필요...디얼라이언스 합류한 지금 적기

새 사명 'HMM' 유력...지난해 CI도 ‘HMM’으로 통합

현대상선 CI 'HMM' ⓒ현대상선 현대상선 CI 'HMM' ⓒ현대상선

‘현대상선’은 더 이상 ‘현대가(家)’의 일원이 아니다. 과거 고(故) 정주영 회장이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3척을 가지고 해운산업에 도전한 결과물이었고, 한때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해운업계 세계 8위까지 성장하기도 했지만 외환위기·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해운업황 불황이 이어지면서 회사는 급격히 어려워졌다. 결국 현대상선은 설립 40주년을 맞은 지난 2016년 산업은행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현대그룹과 이별했다.


전체 사업 대부분이 해외에 편중된 현대상선은 국내에서는 ‘현대상선’이라는 이름을, 해외에서는 1996년부터 'HMM'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을 떠난 직후 ‘현대’라는 이름을 뗀 독자적인 사명 사용을 검토해 왔다. 글로벌 선사들이 현대상선과 HMM을 다른 회사로 오해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이에 지난해는 CI(Corporate Identity)를 HMM으로 통합해 선포하기도 했다.


CI 통합에 이어 올해는 주주총회를 거쳐 본격적인 사명변경 작업에 들어간다. 사명변경은 CI와 같은 ‘HMM'이 유력하다. 지난 2016년부터 논의돼 온 사명변경 작업이 4년 가까이 결론을 맺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현대’라는 이름이 갖는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재계 10위권 내에 범현대가의 이름이 두 개나 올라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라는 이름이 주는 영향력과 지난 역사를 한 번에 버리기에는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회사 재건과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과거 구조조정과 관련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다행히 앞으로 전망은 밝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부터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과 신조 VLCC 5척 인수 등으로 중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오랜만에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 새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사명변경은 지금이 적기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사명변경의 장점에 대해 “한국해운 재건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과거 좋지 않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미지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년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업황불황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상선이 새 이름의 기운으로 다시 도약하기를 바란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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