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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 설 민심 영향인가…힘실리는 통합야당

정도원 송오미 기자
입력 2020.01.29 05:00 수정 2020.01.29 06:02

중도개혁 대표인사 연쇄접촉…외연 확장 뚜렷

민영삼 전 평화당 최고위원 혁통위 전격 합류

박형준, 29일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 접촉 나서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문병호 전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문병호 전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정권심판' 분위기가 넘실거린 설 민심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중도개혁 세력의 대표적 인사들이 대거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접촉하면서 중도보수대통합 신당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8일 혁통위에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지난 2018년 8·5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대표와 함께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던 민영삼 전 평화당 최고위원이 합류했다.


민영삼 전 최고위원은 이날 혁통위원회의에서 "고향이 호남이라 상당한 인간적 고뇌가 있었다"면서도 "날이면 날마다 실정과 폭정을 하는 문재인정부로 인해서 고통받는 국민들이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을 마련해보겠다는 혁통위와 통합신당에 뜻을 같이 하기 위해 고뇌에 찬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족하지만 국민을 편안히 모실 수 있는 통합신당으로의 걸음에 내 작은 걸음도 보태고자 한다"며 "따뜻하게 맞이해줘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계속해서 민주당계 정당에서 활동해왔으며, 가장 최근까지도 평화당 최고위원을 지낸 호남 출신 민영삼 전 최고위원의 가세는, 혁통위를 모태로 출범할 중도보수대통합 신당의 중도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이나 새로운보수당이 직접 나섰다면 선뜻 영입이나 합류가 쉽지 않은 중도개혁 인사들을 박형준 위원장이 폭넓게 접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당 협의체 출범 이후 자칫 위상이 애매해질 수 있던 혁통위의 의의가 제고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문병호 "4·15 총선은 기본적으로 심판 선거"
김영환 "'도로 새누리당'으로는 총선승리 무망
진중권·김경율도 들어올 수 있는 당 만들어야"


박 위원장은 민 전 최고위원의 영입에 그치지 않고, 29일 오전에는 여의도에서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을 접촉한다.


김영환 전 의원은 연세대 치대 재학 중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살이를 하는 등 유신 체제에 저항했던 '민주화운동 1세대'로,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를 시작으로 4선 의원을 지냈다. 김대중정부에서 최연소 입각(과학기술부장관)을 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우당을 분당(分黨)할 때에도 민주당에 남았던 수도권의 정통 비노(비노무현)·비문(비문재인) 민주계 대표 정치인으로 꼽힌다.


문병호 전 의원은 서울대 법대 출신 율사 정치인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근로자가 많은 인천 부평 지역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 활약해왔다. 이후 인천 부평갑에서 출마해 17대·19대 재선 고지에 올랐으며, 원내에서 대표적인 합리적 중도개혁 성향의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의당 창당 주역 중 한 명으로, 2017년 국민의당 1·15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국민의당에서 활약했으며 합리적 중도개혁 성향으로 꼽히는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과의 접촉은 이들의 혁통위 합류로 이어질 경우, 혁신통합을 통해 출범할 중도보수대통합 신당의 중도 외연 확장에 결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은 이번 설 민심이 문재인정권의 폭주 저지, 다가올 4·15 총선이 '정권심판' 선거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심판의 주체가 될 통합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심판받았던 '도로 새누리당'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4·15 총선은 기본적으로 심판 선거"라면서도 "심판과 함께 전진을 해야 하는데, 박형준 위원장이 어떤 내용을 제안하는지 일단 들어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혁통위에는 '심판'만 있지, '전진'이 없는 것 같다"며 "전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혁통위가 그러한 공간을 열어줄 수 있다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이번 설에 주변에 '시대정신이 지금은 민주당의 의회 독점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지금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민주화운동 이후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권분립과 검찰독립,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 등 헌정질서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야권통합을 해서 총선에서 심판을 해야 하는데, '도로 새누리당'이 돼서 옛날 해오던 것에 자신을 가두는 자폐정당식 야권통합으로는 총선에 이기기가 무망하다"고 냉정히 진단했다.


아울러 "어차피 지금의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운동권 집단에 불과한데, 그렇다면 통합신당은 중도는 물론이고 합리적 진보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며 "진중권이나 김경율 같은 사람도 당원이 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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