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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최대의 적은 '대자연'?

이배운 기자 (karmilo18@naver.com)
입력 2020.01.24 06:30 수정 2020.01.24 20:37

경제발전 구상 자연재해에 빈번히 가로막혀…주민 불만 가중될 듯

당국 위기관리 능력 세계 하위 28% 수준…재난에 '속수무책'

산업구조 4분의 1이 농업…작물피해, 식량난·경제난과 직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전 세계가 기후변화와 전염병 창궐 등 이른바 '자연의 역습'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체제운영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올해 '당창건 75주년', '경제발전 5개년 전략 결산의 해'를 맞아 주민생활 개선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통치 정당성을 공고화할 구상이었지만 해마다 지속되는 자연재해로 구상에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 우한(武漢)이 진원지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이 확산되자 북한 당국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을 금지했다. 의료·방역 체계가 열악한 탓에 불가피하게 극약처방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효과가 맞물려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그러나 전염병이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로 등장하면서 경제성장률 답보상태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도 북한에 적잖은 피해를 입혔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국가정보원은 국회에서 열병으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으며 육류 공급 부족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졌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은 돼지를 중요한 식량원으로 삼는 만큼 주민들이 체감하는 식량난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설상가상으로 기상이변 현상과 수시로 한반도를 강타하는 태풍도 경제건설을 가로막는 상황이다. 산림이 황폐화되고 방재시스템이 미비한 북한은 풍수해에 특히 취약하며 이는 재해 복구를 위한 노동력 소진으로 이어진다.


최근 한반도에 '솔릭', '링링' 등 태풍이 연달아 상륙하고 폭염 및 가뭄현상까지 계속되면서 북한은 막대한 작물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농업의 비중이 4분의 1을 차지하는 북한 산업구조 특성상 작물피해는 경제난·식량난으로 직결된다.


또 학계는 백두산 분화에 따른 대재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백두산은 서울시 면적의 2배에 달하는 마그마를 품고, 지진 등 여러 화산활동 징후를 보이며 실제로 분화할 가능성이 있는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주변지역이 초토화될 뿐만 아니라 천지에 담긴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대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 또 뿜어져 나오는 화산재는 한반도 상공을 뒤덮어 농업 등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유엔 산하 기구들이 공동 발행한 '2019 인도주의 위기 및 재해 위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위기관리 능력은 조사대상 191개국 중 하위 28% 수준인 55위로 평가됐다. 자연재해 대비책과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규제의 공정성과 언론 자유 등이 보장되지 않아 위험 지수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2010년 이후 위험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나빠진 10대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는 주민 영양상태, 휴대전화 보급, 폐렴 예방, 부패, 행정부의 효율성 등 항목에서 최악의 10위권으로 분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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