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단독]목진원 두산중 파워서비스 BG장 돌연 사표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입력 2020.01.23 15:24 수정 2020.01.23 15:32

탈원전에 이어 탈석탄에 사업 차질

신임 파워서비스BU장에 박홍욱 전무

목진원 전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U장. 목진원 전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U장.

목진원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장(부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초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격적인 사임 표명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장을 약 3년간 역임해온 목진원 부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두산중공업은 목 부사장의 사퇴 배경을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당초 목 부사장을 통해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던 성능개선(리트로핏) 사업이 정부 정책 변화로 여의치 않게 되자 목 사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7년 2월 글로벌 발전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파워서비스BG를 신설하고, 전략과 해외영업 등을 두루 거친 목 부사장을 첫 BG장으로 선임했다.


두산중공업은 파워서비스BG 신설을 통해 운영‧유지보수(O&M), 노후 발전설비 성능개선(R&M) 사업과 함께 발전소 자산 관리,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 발전서비스 전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파워서비스BG는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를 이뤄내고 울산복합화력발전소의 가스터빈 배기실린더 정비공사를 수주하는 등 가스터빈 사업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성능개선공사(리트로핏) 사업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기 어려워졌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의 성능개선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다봤다. 국내 신규 건설뿐만 아니라 대체 건설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발전사들이 리트로핏을 통해 수명 연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리트로핏은 기존 뼈대는 유지한 채 보일러와 터빈 등 핵심설비만 개조‧개선해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뜯어 새로운 타입의 보일러와 터빈을 설치하는 리파워링과는 차이가 있다. 건물에 비유하면 리모델링과 유사하다. 리트로핏은 효율을 높여 연료사용량이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연료비는 감소하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어든다.


지난해 10월 두산중공업이 창원공장에서 공개한 ‘발전용 가스터빈’.ⓒ두산중공업 지난해 10월 두산중공업이 창원공장에서 공개한 ‘발전용 가스터빈’.ⓒ두산중공업

이에 두산중공업은 중부발전과 국책과제로 국내 500MW(메가와트) 표준석탄화력인 보령화력 3호기를 대상으로 리트로핏 실증을 진행했다. 이후 중부발전은 보령 3호기의 실증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4~6호기는 자체사업으로 리트로핏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석탄화력발전의 수명연장이 어려워지자 리트로핏 사업은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탈원전이 반영됐다면, 9차 전력수급계획에는 탈석탄 로드맵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이 탈석탄 정책에 후속타를 맞은 셈이다.


박홍욱 두산중공업 보일러BU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신임 파워서비스BG장으로 선임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목 전 부사장은 파워서비스BG장으로 3년간 역임했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며 “새로 선임된 박홍욱 부사장은 베트남 두산비나법인장, 운영혁신총괄을 거쳤으며, 배열회수보일러(HRSG) 설계에 참여하는 등 오래 기간 발전플랜트 사업에 몸담아와 전문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터빈은 사업 연속성 유지가 중요하고 필요한 만큼 그동안 사업을 추진해왔던 TM(Turbine Machinery)BU는 변동없이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임원 승진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임원 65명 중 13명에게 퇴사를 통보했으며, 2016년 124명이던 임원은 3년 만에 52명으로 줄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