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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검찰 중간간부 인사…文정권 3대 의혹 이대로 묻히나

정도원 기자
입력 2020.01.23 04:00 수정 2020.01.23 06:00

검찰, 유임 의견 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 희박

'살아있는 권력' 수사 간부 '핀셋식 제거' 우려 커

법조계 "골퍼가 잔디 자체를 통으로 갈아엎는격"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면담을 위해 각각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면담을 위해 각각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이 23일 차·부장검사 등 중간간부와 평검사 인사를 단행한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내사중단 의혹 등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3대 의혹'이 이번 인사를 계기로 어둠 속으로 묻히지 않을지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3일 취임한 뒤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진을 전원 교체했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던 직접수사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직제개편도 밀어붙였다. 이번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서도 대검찰청 측이 인사 규모 최소화와 함께 유임 의견을 냈지만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던 차·부장검사들이 대거 찍혀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의 반발을 고려해 일부는 유임하는 등 교체 폭은 최소화하면서도, 청와대 친문 권력을 수사하던 차·부장검사들에 대해서는 '핀셋식 제거'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우려다.


법조계 중견 A 변호사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수사를 방해하려고 기존의 수사하던 사람들을 교체하는 사람들에게 뭘 기대하겠느냐. (추미애 장관이 검찰 인사를) 멋대로 할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유임 요청을 반대로 해서, 유임을 요청한 사람들은 오히려 전부 다른 데로 보낼 것이 안 봐도 뻔하다"고 혀를 찼다.


A 변호사는 "이 정권이 적폐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잔디가 골프 치는 사람에게 맞지 않으니까, 골퍼가 적응을 하는 게 아니라 잔디 자체를 통으로 갈아엎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30대 젊은 B 변호사도 통화에서 "검찰 직제를 개편해버린 다음에 중간간부 인사를 한다고 하는데, 보나마나 아니겠느냐"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던 검사들은 모두 갈려나가고 친정권 검사들만 중용되는 게 불보듯 뻔하다"고 내다봤다.


B 변호사는 "검찰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법 개정 자체가 노무현정권 때인 2004년에 이뤄졌는데, 이 사람들(친문)은 노무현정신마저도 짓밟고 있다"며 "현 정권 3대 의혹 사건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는 커녕, 영원히 풀리지 않게 하기 위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반면 검찰 인사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친문 3대 의혹'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완전히 묻어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60대 C 변호사는 "검찰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집단이 아니다"라며 "새로 온 사람들도 혐의가 뚜렷하고 유죄가 틀림없는 사건에 대해서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는다는 것은 검찰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 변호사는 "적폐수사할 때의 (대검 반부패부장이다가 지난 인사에서 추 장관에 의해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한동훈과 유재수 수사할 때의 한동훈은 같은 사람이지 않느냐. 5~6개월 전만 해도 한동훈 검사가 이런 수사를 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새로 온 검사들도 불의 앞에 침묵한다면 검사이겠느냐. 그것은 아니다"라고 일부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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