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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배터리주 방전 끝났다···주가 충전 본격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1.21 06:00 수정 2020.01.21 07:43

유럽시장 중심 성장 기대...삼성SDI 8거래일 만에 20%↑

“주가 리레이팅 시작...영업 레버리지 높은 관련주 주목”

LG화학 충북 오창공장 직원들이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LG화학 LG화학 충북 오창공장 직원들이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LG화학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관련주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3개사는 물론 소재·부품주들의 수혜가 점쳐진다. 그동안 미래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추세에 대한 불안감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러나 최근 센티먼트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투자 분위기가 활발해진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화학은 전장 대비 6.31% 오른 3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SD1도 2.23% 상승한 27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는 장중 한때 27만8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도 1.50% 오른 13만5500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5.72%), 천보(4.52%), 에코프로비엠(3.30%) 등도 줄줄이 상승 마감했다.


지난 8일 22만9000원이었던 삼성SDI 주가는 이후 8거래일 만에 20.04% 치솟았다. 같은 기간 LG화학도 17.21% 올랐고 포스코케미칼(18.14), 천보(15.85%), 에코프로비엠(12.6%) 등도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다만 SK이노이션은 실적 부진과 배당 축소에 대한 우려 등으로 1.45% 감소했다.


특히 이날 LG화학은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검토를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폭을 키웠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현대차와 다각적인 미래협력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략적 제휴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LG화학은 이미 현대차와의 동맹 가능성 외에도 주요 전기차 제조사(OEM)와의 합작을 강화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상태다. 미국·중국 등 주력 배터리 시장 침투 확대와 투자 부담 경감을 위해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GM과의 합작공장은 부지 매입 후 올해 상반기부터 착공에 들어갈 전망으로, LG화학의 2023년 배터리 생산능력은 작년 대비 100GWh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Geely와도 2021년 말까지 10GWh의 합작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현재 LG화학의 전기차 수주는 1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추가적인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전망도 밝아졌다. 최근 대형 관련주 중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삼성SDI의 주가 리레이팅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주가는 전기차(EV) 시장의 성장성 및 사업 성과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최근 삼성SDI 주가는 2020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4배로 높아졌고 2017년 주가 레벨업 후 현재까지 추가 리레이팅은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올해 3분기 이후 EV용 전지 사업의 이익 전환과 올해 EV 전지 매출 비중 확대 가능성이 높아 주가는 이를 반영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삼성SDI 역시 ESS 화재 관련 여파가 번번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가는 LG화학, 삼성SDI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전분기 대비 75%, 93% 하락한 962억원과 123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ESS 화재 관련 일회성 비용이 4분기에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실적과 상관없이 올해 배터리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전장 대비 9.77%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524.86달러를 기록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이산화탄소 규제를 본격화한 것도 국내 배터리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36% 증가한 69만대로 예상했다. 대중화 모델들 출시와 함께 여타 주행거리가 길어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들의 판매 증가가 유지될 경우 80~90만대에도 육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최근 GM과 포드를 합친 정도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음을 역설하는 것”이라며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공급업체들인 대한민국 배터리 관련업체들의 성장도 예고됐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배터리 세트메이커들은 물론, 두산솔루스, 일진머티리얼즈, 신흥에스이씨, 상아프론테크, 천보, 후성,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부품업체들도 투자매력도가 높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호재가 국내 관련주 섹터 전반의 실적 전망을 밝게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향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무차별적인 상승보다는 종목별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전반의 성장 사이클을 감안해 안정적인 저 밸류에이션 종목보다는 영업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이 더 돋보이는 시점”이라며 “높은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중국, 유럽 등의 생산시설을 구축했고 동시에 매출 확대로 이익 상승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큰 업체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 LG화학, 일진머티리얼즈, 두산솔루스, SKC, 포스코케미칼, 천보를 제시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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