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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유통업계 “해답은 현장에”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1.20 06:00 수정 2020.01.19 23:36

롯데쇼핑 본부 인력 30% 현장으로, CJ는 지주인력 절반 계열사행

실적 부진에 빠진 유통업계,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현장에 집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비상경영에 돌입한 유통기업들이 현장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주사나 본부 인력들을 대거 현장이나 주요 계열사로 이동시켜 유통업의 본질인 고객 만족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과 더불어 각종 규제로 발목이 잡힌 가운데 생존을 위한 혁신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 신세계, CJ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은 올해를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해로 삼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위기를 벗어나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년사와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꿔야 한다며 ‘게임 체인저’ 역할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반드시 갖춰야 할 근본적인 본연의 경쟁력을 확실히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초격차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유통업계가 기존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먼저 변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높아진 탓이다.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 업태의 본질인 고객과 현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유통기업들은 지난해 연말 실시한 임원인사 조직개편 등을 통해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20여명의 계열사 대표를 교체한 롯데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 주요 계열사의 지원부서를 헤드쿼터(HQ) 조직으로 통합하고, 백화점 본부 인력의 10% 가량을 점포 등 현장으로 배치했다. HQ에는 기획전략본부와 경영지원 부문, 준법지원 부문, 경영개선 부문 등이 포함된다.


상반기 내 마트, 슈퍼 등 다른 계열사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 롯데쇼핑 지원부서 인력의 30%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대표이사 통합법인으로 재편해 의사결정 단계도 축소했다. 조직 구조도 팀-부문-본부 체계에서 팀-부문으로 축소하고, 그룹 역량을 동원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디지털, 온라인 사업 담당 조직은 백화점 사업부장(사장) 직속으로 개편했다.


CJ도 지주 인력의 절반인 200여명을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CJ ENM 등 주요 계열사로 내려 보냈다. 조직구조도 기존 실, 담당 체제에서 팀 체제로 통합, 축소해 의사결정 절차를 단축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올해 목표로 잡은 CJ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주사나 본부 인력을 줄이는 유통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총수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는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총수 부재 리스크가 해소됐고, 이재현 CJ 회장은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되면서 2017년 경영에 복귀했다.


그동안 총수에 대한 사법 리스크나 부재 시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주사나 본부 인력이 대거 확충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고객들과 최접점에 있는 영업 등 현장 조직 보다는 법무, 대관, 홍보 같은 지원부서 조직 비중이 컸다. 롯데와 CJ도 총수 부재 사태를 겪으면서 지주 인력이 급격하게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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