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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가속 페달 밟는 조현아에 다급해진 조원태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1.16 12:29 수정 2020.01.16 14:56

외부세력과의 연대카드로 압박 강화...최후수단 가능성도

고심 깊어지는 조 회장...가족 불만 잠재울 방안 마련해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내년 3월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남동생 조원태 회장을 압박하는 동시에 외부 세력과 손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조원태 회장측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 등 대형 주주들과 만남을 가진 것은 외부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조원태 회장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CGI는 그동안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매집해 지분율을 17.29%로 끌어올리면 단일지분으로는 최대주주다. 반도건설은 최근 경영 참가를 전격 선언하며 한진칼 지분을 8.28%(의결권 유효 기준 8.20%)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말 총수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불거졌을때도 조 전 부사장이 외부세력과 공동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다. 그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도 남매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때를 가정한 것이어서 이렇게 빨리 3자 연대 이슈가 불거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외부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를 조원태 회장과의 협상 압박용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외부세력과 연대해 경영권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오너가들의 권력다툼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씨워지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날로 악화되는 사업·경영 환경에도 총수일가가 경영권 확보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는 것은 그룹의 이미지 하락 등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전 부사장으로서는 땅콩회항에 이어 명품 밀수로 관세법 위반과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으로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축적돼 여론 부담이 큰 상황에서 정권 찬탈과 같은 방식의 무리한 경영 복귀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어찌됐든 조 전 부사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조 회장 측도 마음이 다급해 졌다. 조 전 부사장의 의도가 어떻든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일 걸려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우호지분 이탈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는 점에서 위협은 커질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의 이탈로 현실화 될 수 있는 3자 연대의 지분율은 31.98%에 달하게 되는데 이는 델타항공 등 우호지분을 포함한 조 회장측 지분율(32.45%)과 큰 차이가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가족들의 추가 이탈이 발생하면 반대표가 출석주주의 과반 달성이 충분한 수치에 이른다는 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외부와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조 전 부사장의 행보는 조 회장과의 협의 내용과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불만의 표시”라며 “최후의 수단으로 연대를 남겨 놓고 조 회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조 회장으로서도 다급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이제 조 회장한테 공이 넘어오면서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내놓아야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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