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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탄핵의 강' 건너며 리더십 위기 타개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1.11 05:00 수정 2020.01.22 09:15

PK 돌며 '통합 전도사'…"자유민주진영 뭉쳐야"

253개 당협위원장 총사퇴, 과단성 있게 해치워

통합 움직임 급물살에 쑥 들어간 '비대위' 주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정운천 공동대표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정운천 공동대표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중도보수대통합 과정에서 주목받고 있다. 통합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황 대표의 행보에, 비상대책위원회 수립 주장 등 '리더십 위기'는 급속도로 잦아드는 모양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주말을 앞둔 10일, 경남과 부산을 도는 강행군 속에서 '통합 전도사' 역할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통합을 해서 똘똘 뭉치는 것은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통합을 해내면 경남 의석 16석 중) 12석도 확보했는데, 4석을 더 확보하지 못하겠느냐. 총선에서 우리가 꼭 16석 다 차지하자"고 사자후를 토했다.


이어 오후에 열린 부산시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어제(9일) 통추위를 만들었다"며 "문재인정권을 심판해 이기려면 당밖에 있는 자유민주 진영과 똘똘 뭉쳐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출범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초선 의원 간사를 맡고 있는 이양수 의원을 파견했다. 이 의원은 회의 참석에 앞서 초선 의원 모임을 열었다. TK·친박 비중이 높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보수통합에 관해 회의적 의견이 제기될 것이 우려됐으나, 우려와는 달리 "보수통합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뤄져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른바 유승민) 3원칙을 넘어서 더 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황 대표의 신임과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양수 의원은 혁신통합추진위에서 제기된 각종 통합의 원칙과 박형준 위원장 선임에 통크게 합의할 수 있었다.


같은 시각,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의 총사퇴를 의결했다. 당협 총사퇴는 향후 이뤄질 보수통합을 고려하면 필수불가결한 절차이면서도 잡음이 예상되는 과정이었는데, 과단성 있게 해치운 셈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이 통합에 소극적이라거나, 황교안 대표가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완전히 불식하는 행보"라며 "이제 새로운보수당이 오히려 통합을 거부하는 세력처럼 비쳐질 수 있는 '프레임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통합의 우선순위도 제대로 설정돼 있다는 지적이다. 황교안 대표는 하태경 새보수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새보수당을 제외하고 통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어떻게든 통합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총선의 승부처인 서울(49석)·인천(13석)·경기(60석)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중도·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드디어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의 반발은 오히려 반길 일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공화당은 빼고가는 게 진정한 중도보수대통합"이라며 "대통합에 함께 하겠다고 나서면 안 끼워줄 수도 없어 아주 고민스러웠을텐데 일이 저절로 되는 모양새"라고 웃었다. 다른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도 "극단 세력을 전략적으로 오른쪽 끝에 남겨두고 통합하면, 중도보수의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결국 황 대표의 이같은 일련의 행보가 이미 '탄핵의 강'을 건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당내 친박(친박근혜) 세력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절차는 빠짐없이 밟으면서 보수통합과 총선 승리의 열쇠인 '탄핵의 강'을 최대한 소란스럽지 않게 조심히 건너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가 직면했던 '리더십 위기'도 자연스레 극복되는 모양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내의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이번 주에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를 공론화하면서 당이 내홍에 휩싸일 우려가 있었지만, 급물살을 타는 보수통합의 움직임에 다들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며 "중도보수대통합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가 결국 최고의 정공법이었던 셈"이라고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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