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CES 2020] 中 빠진 공백, 한국이 메웠다...기술·제품 혁신 주도

라스베이거스(미국)=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입력 2020.01.08 15:11 수정 2020.10.07 18:49

알리바바·샤오미 불참 속 화웨이 축소…로욜 한산에 샤프 사고까지

삼성·LG·현대차·SK·두산 등 국내 업체 기술 혁신 주도하며 활약

기조연설자 없는 中…김현석 사장 新 아젠다 '경험의 시대' 제시

알리바바·샤오미 불참 속 화웨이 축소…로욜 한산에 샤프 사고까지

삼성·LG·현대차·SK·두산 등 국내 업체 기술 혁신 주도하며 활약

기조연설자 없는 中…김현석 사장 新 아젠다 '경험의 시대' 제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중국 화웨이 전시부스 전경.ⓒ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중국 화웨이 전시부스 전경.ⓒ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중국업체들의 위용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가운데 한국업체들이 혁신 기술과 제품을 내세우며 공백을 메우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개막한 CES 2020에서 중국업체들은 불참과 전시부스 축소로 예전의 위용이 많이 사라진 모습을 연출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그룹이 올해 행사에 불참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행사에서 대규모 전시부스로 위용을 자랑했던 화웨이는 전시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전시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미국 인텔과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협업을 공개하는 등 존재감은 유지했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사라지게 됐다. 화웨이는 전시부스 규모를 줄이고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어 예년과 달리 관람객 수가 상당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중국 저가폰의 상징적 존재인 샤오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불참했고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부스를 차리지 않고 미국 지사 차원의 소규모 부스만 열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고 있는데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중국 로욜 전시부스 전경.ⓒ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중국 로욜 전시부스 전경.ⓒ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보다 먼저 폴더블(접히는) 폰을 공개해 유명해진 중국 스타트업(신생벤처) 로욜은 올해 메인홀인 센트럴홀로 전시부스를 이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세계 최초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Flexpai)’로 CES 행사를 처음 찾았던 로욜은 당시에는 사우스홀에 전시장을 꾸렸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와 같은 신제품이 없었고 전시부스는 상당히 한산해 관람객들의 관심이 상당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지난해 로욜은 전시부스에 세계 최초 폴더블 폰을 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흥행 대박을 거둔 바 있다.


중국의 사라진 위용은 전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타이완 폭스콘에 인수돼 사실상 중국 기업인 샤프는 이날 부스에 전시한 롤러블 형태의 30인치 플렉서블 올레드(OLED) 전시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전시물은 LG전자의 롤러블 TV처럼 디스플레이가 위로 올라왔다가 밑으로 사라지는 방식으로 전시됐는데 기자가 전시부스를 찾은 오후 한때 먹통이 발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샤프의 전시부스에서 롤러블 형태의 30인치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있다.ⓒ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샤프의 전시부스에서 롤러블 형태의 30인치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있다.ⓒ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당시 전시물을 보던 관람객들은 '디스플레이가 안에 걸린 것(It’s Stuck) 같다'면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30분 후 기자가 다시 부스를 찾았을때는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전시물을 보는 관람객들은 많지 않았다.


이러한 중국의 달라진 모습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더 많이 봐야 하는 사회주의국가의 특성상 정부와 통상마찰을 빚고 있는 국가의 전시회에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ES 행사에서 발생한 중국의 공백을 국내 기업들이 메우는 양상이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업체들의 수는 약 390여개로 미국(1933개)과 중국(1368개)에 비해 20~30% 수준이지만 제품과 기술 혁신을 이끌며 전체적인 행사 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292형의 압도적인 크기와 생생한 화질을 자랑하는 2020년형 마이크로LED ‘더 월’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센트럴홀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292형의 압도적인 크기와 생생한 화질을 자랑하는 2020년형 마이크로LED ‘더 월’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고 현대차는 하늘을 나는 개인비행체를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선도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행사에 참가한 SK는 5G·AI·반도체·배터리 등 주력 계열사들의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과시했고, 첫 참가한 두산도 무인 자동화 건설 솔루션과 원격조종 기술,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작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이같은 현상은 행사 기조연설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거의 매년 행사 기조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던 중국 인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행사에서 2년 연속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루치 바이두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기조연설자로 나서 중국인이 2명이나 이름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지능형 컴패니언 로봇 ‘볼리(Ballie)’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지능형 컴패니언 로봇 ‘볼리(Ballie)’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올해 행사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부문장)이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경험의 시대’와 ‘인간 중심의 기술 혁신’이라는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과는 상반된다.


이러한 황색 바람의 주춤으로 중국인 관람객 수도 줄었다는 것이 행사에 참가한 국내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행사장에는 중국인 관람객 수 감소의 영양 탓인지 행사 첫날 관람객 수는 상당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개막일인 만큼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는 여전히 인파가 몰렸지만 이동이 힘들정도였던 예년 수준하고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행사에 참가한 한 국내업체 관계자는 "확실히 중국업체들의 참가가 줄면서 관람객들도 줄어든 것 같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계속 지속되는 한 이러한 현상을 계속될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