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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불어닥친 ‘중동리스크’…정부, 경제심리 하락할까 노심초사

배군득 기자
입력 2020.01.07 10:29 수정 2020.01.07 10:54

1분기 경제정책 변수로 떠올라…이틀간 동향 점검 이례적

부처별 상황반 운영 등 발빠른 대응…금 등 안전자산 급등

1분기 경제정책 변수로 떠올라…이틀간 동향 점검 이례적
부처별 상황반 운영 등 발빠른 대응…금 등 안전자산 급등


이란이 미국에 '가혹한 보복'을 경고하며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는 가운데 국제 금값이 2013년 4월 이후 6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3% 오른 온스당 1588.13달러에 형성됐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는 모습. ⓒ뉴시스 이란이 미국에 '가혹한 보복'을 경고하며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는 가운데 국제 금값이 2013년 4월 이후 6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3% 오른 온스당 1588.13달러에 형성됐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는 모습. ⓒ뉴시스

한국경제가 연초부터 큰 대외변수를 만났다. 미국과 이란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란발 중동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악재로 떠오른 것이다.

아직 이렇다 할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세계 원유의 30%를 차지하는 이란의 행보에 따라 글로벌 경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곳은 금융시장이다. 미국과 이란 갈등이 본격화되자 증시는 바로 불안감을 노출하며 출렁이는 상황이다. 반면 채권, 금 등 안전자산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갈등으로 한국경제에도 직‧간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이틀에 걸쳐 중동리크스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시장 안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올해 경제정책에서 1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그만큼 중동리스크는 정부 경제정책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말 가까스로 부여잡은 경제심리 회복이 이번 중동리스크로 다시 꺾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 불안감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는 7일 오전 ‘확대 거시경제 금융 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당장 원유 선적 물량과 일정에 차질이 없다며 시장 안정화에 집중했다.

김 차관은 “현재 국내에 도입 중인 이란산 원유가 없고 중동지역 석유·가스시설이나 유조선 등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적으로 초과 생산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은 국제유가에 미칠 파급효과를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습 등 중동 관련 불안에도 금융시장은 강한 복원력을 보였다”며 “순대외채권과 외환보유액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견고한 대외건전성이 안전망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상황이 이란 내부 문제나 국지적 테러가 아닌 미국과 갈등이라는 점에서 장기전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올해 상반기 한국경제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한 대응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지난 6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정부가 1분기 경제 정책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부와 민간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의 경우 지정학적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이란 간 긴장으로 일부 상승 압력을 받는 모습이며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석유·가스 수급 차질 발생 시 대체 도입선 확보 등을 통해 수급 안정에 필요한 추가 물량을 조속히 확보하기로 했다. 또 상황에 따라 필요 시 2억 배럴 수준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비상 대응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중동 건설현장에서의 국민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범부처·업체 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재외국민 보호 매뉴얼에 따라 신속 대응하기로 했다.

부처별로 수출·석유수급(산업통상자원부), 해외건설(국토교통부), 해운(해양수산부) 관련 상황반도 운영한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갈등 소식이 나온 후 지난 6일 국내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렸다. 원‧달러 환율과 유가는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39포인트(0.98%) 내린 2,155.0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1.49포인트(0.99%) 내린 2,154.97로 출발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2포인트(2.18%) 급락한 655.31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9.85포인트(1.47%) 내린 660.08로 개장해 낙폭을 키웠다. 모두 중동리스크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 가격은 전일 대비 2.71% 오른 5만942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5일(5만987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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