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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선임 초읽기…"출신 보다는 능력" 목소리 커진다

부광우 기자
입력 2020.01.06 10:08 수정 2020.01.06 10:46

정원재 등 5인 하마평…설 연휴 전 윤곽 나올 가능성

다시 거론되는 '상업 vs 한일' 구도에 금융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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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가운데 겸직해 오던 우리은행장 자리를 내려놓기로 하면서, 이제 관심은 은행의 새 수장이 누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가운데 겸직해 오던 우리은행장 자리를 내려놓기로 하면서, 이제 관심은 은행의 새 수장이 누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가운데 겸직해 오던 우리은행장 자리를 내려놓기로 하면서, 이제 관심은 은행의 새 수장이 누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 이에 내부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와중,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수장을 맡아 온 전례가 이번에도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이제 출신을 따지는 관행을 끊고 능력이 우선되는 인사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손 회장이 단독 추천됐다. 아울러 손 회장의 연임 이후에는 은행장을 별도로 선임하기로 했다. 2017년 말부터 지금까지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을 겸하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곧 새로운 임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본격 논의가 시작돼 설 연휴 전에는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우선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이동연 우리FIS 사장 등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 CEO들이다. 이다. 이들은 손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의 행장 후보 리스트에도 올랐던 인사들이다. 또 현재 우리은행에 몸담고 있는 임원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각각 우리은행의 영업지원부문과 영업부문의 부문장 직함을 달고 있는 김정기, 정채봉 부행장이다.

이 같은 후보군들 중에서도 좀 더 유력한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꼽히는 이는 조 사장과 김 부행장이다. 이들이 상업은행 출신인 까닭이다. 그 동안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우리은행장은 대체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맡아왔다. 그런데 현재 우리은행장인 손 회장이 한일은행 출신이사. 이 때문에 같은 한일은행 출신인 정 사장과 이 사장, 정 부행장보다는 조 사장이나 김 부회장이 관례에 따라 다음 우리은행장을 맡게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더불어 손 회장과 오래도록 호흡을 맞춰 온 측면도 조 사장과 김 부행장의 장점으로 부각된다. 올해 초 지주 체제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아직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은행에 쏠려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그룹 회장과 은행장 사이에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조 사장은 과거 손 회장이 수장이 된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영업부문장으로 발탁했던 인사다. 이어 영업지원부문장과 HR그룹 부문장을 겸직하는 등 요직을 거쳐 우리종금 사장을 맡아 왔다. 김 부행장 역시 손 회장의 임기 동안 우리은행의 대외협력단·업무지원그룹 상무를 거쳐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상당 기간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인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융권은 물론 우리은행 안에서도 이처럼 출신 성분을 기준으로 한 은행장 가르기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하나가 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런 과거가 인사에 반영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시선이다.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을 둘러싸고 출신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이유다.

특히 상업·한일은행의 간판을 내리고 입사할 때부터 우리은행의 배지를 달고 들어온 이들을 중심으로 내부 여론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이른바 우리은행 세대에 속하는 행원들이 조직 내 중추로 성장하면서 나눠 먹기식 행장 인사에 대한 반감은 한층 짙어지고 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것은 1999년 1월로 어느덧 21년 전 일이 됐다. 이후 한빛은행 시대가 3년여 간 이어지다가 2002년 5월 지금의 우리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업은행 대 한일은행의 구도가 아직도 회자되는 현실은 국내 금융권이 얼마나 배타적인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만큼은 실력에 따른 CEO 인사라는 당연한 논리가 납득될 수 있도록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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