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자의 눈] ‘위기의식 실종’ KBO리그…불가피한 중징계 철퇴

김윤일 기자
입력 2020.01.04 07:00 수정 2020.01.04 14:01

LG 트윈스 A 선수, 일반인 폭행 혐의

재발 방지 위해 엄중한 처벌 불가피

LG 트윈스 A 선수, 일반인 폭행 혐의
재발 방지 위해 엄중한 처벌 불가피


LG 트윈스 A선수가 폭행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뉴시스 LG 트윈스 A선수가 폭행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뉴시스

새해 벽두부터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건이 터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일 LG 트윈스 소속 A(26) 선수에 대해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선수는 2013년 LG에 입단해 2018년 1군에 데뷔한 투수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선수는 지난달 29일 새벽 용산구 이촌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피해자 B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B씨는 경찰 진술에서 "여성과 다투고 있는 남성을 말리려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혐의가 사실로 입증되면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가정폭력, 경기 외적 폭력’에 대해 출장정지 30경기 이상, 제재금 500만 원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O의 징계와 별개로 구단 측 역시 따로 철퇴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트윈스는 여러 사건 사고로 몸살을 앓아왔고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듯 최근 들어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 대해 엄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2015년에는 정찬헌과 정성훈(은퇴)이 시즌 중 각각 음주운전을 사고를 냈다 적발돼 곧바로 시즌 아웃 징계를 받았고, 2017년에는 투수 윤지웅이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아예 유니폼을 벗는 과거를 안고 있다.

이번 A 선수의 경우도 혐의 입증 시, 구단을 넘어 리그 전체에 먹칠을 가할 제법 큰 사안임에 분명하다.

지난해 KBO리그는 이전 시즌 대비 약 80만 명이 줄어든 728만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확 줄어든 수치의 요인으로 전국구 인기팀들의 성적 추락,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 등이 꼽히는 가운데 잊을만하면 구설에 휘말리는 선수들의 품행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비시즌이 되면 음주운전, 폭행, 도박 등 프로 선수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이 종종 사회면 뉴스에 올라 이를 접하는 야구팬들의 실망과 피로도가 높아지는 게 현 상황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던 SK 강승호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임의탈퇴 처리됐다. 재발 방지를 위한 SK 구단의 뼈를 깎는 결정이었다. ⓒ 뉴시스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던 SK 강승호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임의탈퇴 처리됐다. 재발 방지를 위한 SK 구단의 뼈를 깎는 결정이었다. ⓒ 뉴시스

과거 KBO 및 각 구단들은 각종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 제 식구 감싸듯 은폐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팬들의 공분을 자아낸 바 있다.

그러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찾아왔고, 이제는 자성의 목소리를 한껏 드높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선수들에 대해 엄중한 철퇴를 내리고 있다.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공헌했으나 음주운전 후 이를 숨겼다가 임의탈퇴 처리된 강승호가 대표적인 예다.

대중에 노출된 야구 선수들은 사실상 공인 대접을 받고 있다. 높은 연봉에 걸맞은 품위를 지켜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KBO와 구단들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때마다 중징계를 내려 뿌리를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 그래야 발길을 돌렸던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을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