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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2번 미룬 장원준…보란 듯이 부활 기지개?

이용선 객원기자
입력 2019.12.29 11:27 수정 2019.12.29 11:27

지난해 이어 올 시즌도 FA 자격 신청 보류

건강만 하다면 꾸준함 동반된 피칭 가능

2년 연속 FA 권리 행사를 포기한 두산 장원준 ⓒ 두산 베어스 2년 연속 FA 권리 행사를 포기한 두산 장원준 ⓒ 두산 베어스

대어급이 없는 올해 KBO리그 FA 시장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할 지경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1월초 FA 자격 선수 24명 중 권리 행사가 승인된 1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후 19명의 승인 선수들은 어느 팀과도 자유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었지만 2개월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적한 FA는 전무하다.

차갑게 얼어붙은 시장을 예상했는지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행사를 포기한 이도 있다. 바로 두산의 베테랑 좌완 장원준으로 1년 전에 이어 또 다시 FA 자격 행사를 포기했다.

2014시즌이 종료된 뒤 장원준은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4년 총액 84억 원의 거액 계약이었다. 당시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가 잔류를 도모했고 선발 투수가 필요했던 LG 트윈스도 영입에 나섰지만 최종 승자는 두산이었다. 외부 FA 영입은 물론 내부 FA 잔류에도 소극적인 두산으로서는 이례적인 장원준 영입이었다.

장원준은 2015년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 2016년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손에 넣는 순간이었다. 두산의 장원준 영입은 FA 대어 영입을 통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윈 나우’의 모범 사례가 됐다.

2017년 14승 9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한 장원준은 두 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둔 2018년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3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9.92에 그친 것. 7월 말부터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나 불펜서 공을 던졌으나 어느 쪽에서도 안착하지 못했다.

두산 장원준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두산 장원준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9년에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발목 잡혔다. 1군에서 6경기 등판에 그치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6경기 모두 구원 등판이었고 선발 등판은 없었다. 지난 9월 23일에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되었다. 두산은 3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지만 장원준과는 무관한 시즌이 되고 말았다.

재활 기간은 3~4개월이 예상되고 있다. 정상적인 재활이 이루어진다면 내년 시즌 복귀가 충분히 가능하다.

장원준은 힘과 구속에 의존하기보다 정교한 제구와 부드러운 투구 동작을 앞세워 ‘꾸준함의 대명사’로 인정받아왔다. 1985년생으로 올해 34세로 ‘에이징 커브’를 논하기에는 서두른 감이 있다. 그의 지난 2년간의 부진이 사실 의외로 받아들여질 정도다.

지난 9월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된 두산 장원준 ⓒ 두산 베어스 지난 9월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된 두산 장원준 ⓒ 두산 베어스

일각에서는 프로 데뷔 이래 올해까지 2000이닝에 육박하는 통산 1917.2이닝을 던진 것이 부담으로 돌아왔다고 진단한다. 결국 투수의 몸은 분필과 같은 소모품이라는 견해다.

KBO리그는 2019시즌부터 공인구 반발력의 저하로 인해 투수들이 타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장원준이 온전한 몸 상태를 되찾으면 부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2020년 ‘두산 왕조’ 수성에 장원준이 일익을 담당하며 FA 투수로 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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