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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020 희망과 절망 사이에 놓인 기업들

이홍석 기자
입력 2019.12.30 07:00 수정 2019.12.29 20:35

내년 경기 전망 여전히 어두워...대내외적 불확실성 커

지원보다 통제에 맞춰진 정부 정책...간섭 최소화해야

내년 경기 전망 여전히 어두워...대내외적 불확실성 커
지원보다 통제에 맞춰진 정부 정책...간섭 최소화해야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뉴시스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뉴시스

2019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경재계에서 나오는 말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이지만 기업들의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올해는 이 말의 체감 크기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다가오는 2020년 새해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넘쳐야 하는 시점이지만 현재 기업들의 심리적 위치는 절망에 좀 더 가까이 있는 듯 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부정적 심리가 팽배한 상황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 달부터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러한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 전망치는 90.3으로 20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우선 기업들의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너무나 좋지 않다. 최근 들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도 다소 누그러지는 모양새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기업들을 더욱 괴롭게 하는 것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정부의 경제 정책이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줘도 모자랄 판에 의욕을 꺾고 있다. 현 정부가 후반기 최우선 국정과제를 경제활성화로 내세웠음에도 안이안 현실 인식 속에서 정책도 부재하다.

정부는 재정확대, 규제개선, 정책보완 등을 통해 경기반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언제나 말뿐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의 표본이 되고 있다.

반면, 기업 옥죄기에는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기업 활동과 자발적 투자를 위한 좋은 여건 조성을 해야 하는 정부가 기업들을 통제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도입을 결정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도 기업들을 압박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경제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체제에서 자율은 생명이다. 정부는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활력을 회복하는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되 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 유명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나온 '왼손은 거들뿐'이라는 명언대로 정부의 역할은 지원만하는 왼손이 돼야 한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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