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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억’ 스가노, 요미우리에 발 묶인 최고 연봉자

김윤일 기자
입력 2019.12.26 00:04 수정 2019.12.26 10:10

내년에도 최고 연봉인 6억 5천만엔 동결

포스팅 불허, FA 규정 등으로 미국 진출 요원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자인 스가노 도모유키. ⓒ 뉴시스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자인 스가노 도모유키. ⓒ 뉴시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30)가 내년 시즌에도 최고 연봉을 수령한다.

요미우리는 시즌이 끝난 뒤 스가노의 2020시즌 연봉을 올 시즌과 같은 6억 5000만 엔(약 64억 원)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스가노는 지난해 2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수상하고 일본프로야구 자국 선수 역대 최고 연봉을 약속받았다. 이는 메이저리그서 복귀한 2004년과 2005년, 6억 5000만 엔을 받았던 사사키 가즈히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순간이었다.

다만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최고 연봉자는 과거 LG 트윈스에서도 뛰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로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3년, 2년간 연평균 7억 2000만 엔의 몸값을 보장받은 바 있다.

일본프로야구는 특급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이 자국 선수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는 일본 출신 선수들의 경우 전성기에 접어들면서 FA 또는 포스팅 방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즉, 자국 내 특급 선수가 그대로 리그에 남았다면 벌써 연봉 10억 엔을 돌파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일본야구는 2000년 스즈키 이치로가 사상 첫 5억 엔 연봉(5억 3000만 엔)을 돌파하더니 2년 뒤 마쓰이 히데키가 6억 1000만 엔으로 6억 엔의 벽을 허물었다.

이후 마쓰자카 다이스케, 후쿠도메 고스케,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등 특급 선수들이 등장하며 최고 연봉이 계속 경신될 것으로 보였으나 특급 선수들 대부분이 ML행을 택하며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 ⓒ 데일리안 스포츠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 ⓒ 데일리안 스포츠

스가노 역시 메이저리그서 충분히 통할 기량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빅리그 도전은 포기하거나 너무 늦은 나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졸 출신인 스가노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서 닛폰햄의 지명을 받았으나 외삼촌인 하라 감독을 따르기 위해 프로 입단을 1년 늦추면서 요미우리 유니폼을 택한 것. 그리고 이는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가로 막은 결정적 선택이 되고 말았다.

2013년 1군에 안착한 스가노는 2016년 껍질을 벗었고 이듬해 사와무라상을 수상하며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136.1이닝만 소화했고 11승 6패 평균자책점 3.89에 그쳤으나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는 공로가 인정돼 6억 5000만 엔 연봉 동결을 이뤘다.

그럼에도 스가노는 공허하기만 하다. 비슷한 나이의 다나카 마사히로, 기쿠치 유세이 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의 소속팀 요미우리는 단 한 번도 포스팅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쓰이 히데키가 FA 자격을 획득한 뒤에야 빅리그 진출을 이룬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일한 길은 FA 자격 획득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일본프로야구의 FA 자격 획득 규정은 고졸 8년, 대졸 7년이다. 따라서 대졸 출신인 스가노는 7년차 시즌을 보낸 올해 FA가 되어야 했지만, 또 다른 벽이 가로 막았다.

일본프로야구는 해외 진출 시 고졸, 대졸에 상관없이 9시즌 이상을 뛰어야 가능하다. 결국 그는 2021시즌이 끝나야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며 전성기가 지나버린 33세가 돼야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그가 만약 닛폰햄의 지명을 수락했다면 1년 먼저 프로에 발을 디딜 수 있었고, 이미 빅리거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닛폰햄은 포스팅에 매우 적극적인 팀인데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가 아주 좋은 예다. 우물 안에서는 최고가 되었으나 밖으로 탈출할 수 없는 결과를 부른 스가노의 선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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