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문희상 씨!"…'폭거' 꼬집는 필리버스터 이모저모

정도원 기자
입력 2019.12.25 02:00 수정 2019.12.25 07:00

권성동, "문희상 씨" 지칭하며 격렬히 성토

"아들에게 공천줘 의원세습하고 싶다 해도…

틈만 나면 해외 나가더라. 성과는 거뒀냐"

권성동, "문희상 씨" 지칭하며 격렬히 성토
"아들에게 공천줘 의원세습하고 싶다 해도…
틈만 나면 해외 나가더라. 성과는 거뒀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위법 개의·불법 상정 논란 속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반대토론(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토론자로 나선 주호영·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사진행과 범여권 정당들의 담합을 집중적으로 꼬집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24일 오전 세 번째 토론자로 연단에 오르자마자 의장석에 있던 문 의장을 겨냥해 "문희상 씨!"라고 지칭하며 "의장이 당파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문희상 씨를 국회의장으로 생각하는 분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권 의원은 "중립적이지도, 불편부당하지도 않고, 오로지 청와대와 '친정' 민주당만 의식하는 의장을 우리가 모셔야 하느냐"며, 좌중이 아닌 연단 뒷쪽 의장석 방향으로 등을 돌려 문 의장을 직시하더니 "어떻게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 정말로 한심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의장"이라고 공박했다.

이런 문 의장의 태도에 대해 권 의원은 아들에게 국회의원 지역구를 세습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편당행위라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정말 제대로 된 의장이 맞느냐"며 "아무리 아들에게 공천을 줘서 의원직을 세습하고 싶어한다고 해도…"라고 성토했다.

이날 토론에서 권 의원은 문 의장의 편파적·당파적 국회 운영 논란 외에도 잦은 외유(外遊)를 문제삼기도 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상황은 여의치 않은데 해외에만 나가면 예우해주니 틈만 나면 외국에 나간다"며 "문 의장도 대통령을 닮았다. 국회에 있어봐야 좋은 소리 못 들으니 틈만 나면 해외에 나가는데, 무슨 성과를 거뒀는지는 들은 적도 없다"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비판에 문 의장이 주승용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고 사라지자, 좌석에 있던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의장 오라고 해라"며 "어디 갔느냐. (비판을) 들어야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대토론 도중 권 의원은 민주당과 담합해 선거법을 유리하게 뜯어고치려 하는 정의당을 비판하며, 이대로 개악이 강행될 경우 한국당은 이른바 '비례한국당'을 창당할 것임을 재천명했다.

권 의원은 "선거법을 누더기로, 걸레로 만들었다"며 "정의롭지 않은 당의 심상정 대표가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의당도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바보가 아닌 이상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여당이 폭거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6시 20분 무렵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권 의원은 오전 11시 15분까지 4시간 55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주호영 "70년 민주주의가 일거에 무너졌다"
의결 찬성이 의사진행방해 나서는 현실 개탄
"어떻게 찬성 의원이…문희상은 최악 의장"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격 상정되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는 가운데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격 상정되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는 가운데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에 앞서 주호영 한국당 의원도 전날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서 문 의장의 국회 운영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범여당 담합에 따른 선거법 개악 강행을 집중 성토했다.

주호영 의원은 "선거법은 지금까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했는데, 만약 한국당이 과반이 돼서 (혼자) 선거법을 바꾸면 여러분은 그대로 승복하겠느냐"며 "70년 넘게 쌓아온 민주주의를 여러분이 일거에 다 무너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곡을 찔린 민주당 의원들이 좌중에서 술렁이자, 주 의원은 "한 10년 권력 놨다가 잡으니까 나라를 온통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들을 것 없으면 나가라"고 일갈했다.

전날 오후 9시 50분 무렵부터 토론을 개시한 주 의원은 3시간 59분 동안 쉬지 않고 발언을 이어가, 이날 오전 1시 50분 직전에 토론을 끝냈다.

토론을 끝낸 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간만 오래 끄는 토론은 하기 싫어서 준비도 많이 했고, 밤을 새워 말해도 부족할 정도로 문재인정부와 선거법의 문제점은 차고 넘친다"면서도 "토론 중 다음 순서가 민주당 의원 차례라는 메모를 받았다. 시청률이 낮은 심야에 민주당 의원이 하도록, 발언을 멈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은 본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라는 의미다. 법안 의결에 반대하는 진영에서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기 위해 꺼내드는 수단인데, 의결을 찬성하는 의원이 토론에 나선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 의원은 발언 도중 다음 토론자가 민주당 의원이라는 메모를 건네받자 헛웃음을 짓더니 "찬성 토론을 필리버스터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개탄했다.

이어 페이스북에서도 "어떻게 찬성하는 의원에게 토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문 의장은 민주주의를 망친 최악의 국회의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권성동 의원도 토론 도중 "필리버스터는 (안건에) 반대하는 사람이 행사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찬성하는 사람에게 필리버스터 기회를 줄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지상욱 "문희상, 예산 때부터 국회법 무시
예산수정안은 범죄 부산물이자 장물" 일갈
김종민·최인호·기동민도 토론자로 나서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도 반대 입장에서 무제한토론에 나섰다.

지 의원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불법 사보임을 허가한 문 의장"이라며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며 국회법을 무시·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준 의장에게 '정말 과한 것 아니냐'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의 불법 처리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예산안 처리에 대해, 지 의원은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2중대 범여 기생정당들이 '1+4'라는,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불법적으로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점을 남기며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했다"며 "불법단체에 의해 만들어진 범죄 부산물이자 장물"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범여권에서는 김종민·최인호·기동민 의원 등이 토론자로 나섰으나, 이렇다할 내용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무제한토론은 위법 논란 속에서 결정된 임시국회 회기 만료일인 오는 25일 자정까지 계속된다. 25일 자정에 임시국회 회기가 만료되면 무제한토론도 자동적으로 함께 종료된다.

이 경우, 국회법에 따라 해당 안건은 다음 임시국회 본회의 개의 시에 바로 표결에 부쳐진다. 다음 임시국회는 26일 오후 2시로 이미 소집 공고가 이뤄진 상황이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특단의 사정변경이 없는 이상 이날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