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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평가에 고객 수익률 반영된다

부광우 기자
입력 2019.12.23 18:00 수정 2019.12.23 16:53

'DLF 쇼크' 신뢰 회복 결의…'사태 주범' KPI 손질

소비자 중심 영업 문화 구축…불완전판매 근절 다짐

'DLF 쇼크' 신뢰 회복 결의…'사태 주범' KPI 손질
소비자 중심 영업 문화 구축…불완전판매 근절 다짐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DLF 사태 관련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DLF 사태 관련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은행들이 직원들을 평가할 때 사용하고 있는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 수익률이 반영된다. 금융 상품 판매만을 강조하고 이후 수익률은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기존 KPI가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쇼크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되면서다. 아울러 은행들은 소비자 중심의 영업 문화를 만들고 불완전판매를 근절함으로써 실추된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와 국내 18개 은행들은 23일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 신뢰회복과 고객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를 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그 동안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은행을 통한 자산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진 시점에 소비자 보호를 기반으로 한 신뢰 회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임에 은행장들 모두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은행들은 우선 소비자 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을 통해 고객중심 경영을 실천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우선 KPI에 고객 수익률 등 소비자 가치 관련 항목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KPI가 이번 DLF 사태를 불러일으킨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지금까지 KPI는 금융 상품 판매만을 높게 평가해 은행원으로 하여금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영업을 부추여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같은 KPI 함께 은행들은 소비자보호 관련 인프라를 강화하고, 판매 전 과정에서 내부통제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또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삼아 고객 관리와 직원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장들은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은행 사모펀드나 신탁을 통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단, 기초자산이 주요국 주가지수이고 공모로 발행됐으며 손실배수가 1이하인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한 신탁에 한해 판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상품위원회와 소비자보호기구 사전 의결을 진행하고, 숙려 제도를 강화해 소비자가 금융투자상품을 신중하게 투자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더불어 은행들은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소비자 보호 절차를 강화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기로 결의했다. 핵심설명서를 교부하고 자격증 소지자로 판매 직원을 제한하며 영업 행위 준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적합성‧적정성 원칙과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투자권유 규제 등은 향후 더욱 엄격히 적용된다.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가칭 금융투자상품 판매 절차 공동 매뉴얼도 마련하기로 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이 예·적금뿐 아니라 신탁‧펀드 등을 통한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보호 시스템을 강화하고 은행 공동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행장들도 "오늘의 자율 결의를 바탕으로 은행의 금융소비자보호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고객중심 경영이 확산되도록 한층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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