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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출발대 선 최윤희 신임 차관, 논란의 파고 넘나

김태훈 기자
입력 2019.12.21 07:00 수정 2019.12.21 07:01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임명 놓고 반응 엇갈려

일각 능력 검증 부재 등 비판 속 불안한 출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임명 놓고 반응 엇갈려
일각 능력 검증 부재 등 비판 속 불안한 출발


최윤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로 첫 출근하고 있다. ⓒ 뉴시스 최윤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로 첫 출근하고 있다. ⓒ 뉴시스

단거리 수영에서 추진력을 극대화하는 단계가 스타트다.

높이라는 위치 에너지를 바탕으로 50m의 레인을 헤쳐 나갈 추진력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수영 기록 자료에서는 출발반응 속도까지 측정해 제시한다. 추진력을 담보하는 스타트의 중요성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수영 역사에서 박태환 이전에 큰 획을 그은 선수가 최윤희(52)다.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 3관왕(배영 100m·200m, 개인 혼영 200m),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2관왕(배영 100m·200m)에 등극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빼어난 미모까지 갖춰 1980년대 ‘아시아의 인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최윤희의 인기는 ‘피겨퀸’ 김연아 못지않았다.

체육계에 큰 족적을 남긴 최윤희가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19일 체육 업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임명됐다.

청와대는 고민정 대변인을 통해 "최윤희 신임 차관은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과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거치면서 현장경험과 행정역량을 두루 겸비하고 있다"며 기대했지만 이번 인사를 놓고 출발부터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 여성으로는 최초이자 경기인 출신이 체육 총괄 행정 책임자가 된 것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행정 능력에 대한 정밀한 평가나 검증 없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에게 자리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2년 전 한국체육산업개발(국민체육진흥공단 출자회사) 대표에 선임될 때도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다. 최윤희 신임 차관이 은퇴한 여성 체육인들의 모임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을 맡았던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체육인 2000여 명과 함께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했던 이력 때문이다.

최윤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5동 문체부로 첫 출근해 박양우 장관을 비롯한 실·국장과 차담회를 갖고 인사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윤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5동 문체부로 첫 출근해 박양우 장관을 비롯한 실·국장과 차담회를 갖고 인사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논란의 파고는 여전히 높다. 지난 2001년부터 최윤희 신임 차관은 두 아들의 조기 유학 때문에 지난 2016년까지 미국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해외 체류 기간에도 스포츠외교 전문 인력에 선발되거나 꿈나무 육성을 위한 스포츠단 창단,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지만 국내 체육계 현장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문제 인식과 통찰력이 동반된 해결 능력이 있겠냐는 지적도 들린다.

물론 대선후보 공개지지 이력이나 해외 체류 기간 자체가 인사를 가로막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탁월한 능력이 있다면 적극 기용해야 한다. 그러나 신임 차관을 수행할 정도의 능력을 명료하게 검증했다고 보는 여론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출발부터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수영에서 스타트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추진력을 극대화해야 할 출발대에서 불편한 환경에 놓인 최윤희 신임 차관을 향해 우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무거운 책무를 안고 있는 최윤희 신임 차관으로서는 억울하고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을 헤쳐 나가는 행보를 통해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는 방법 밖에 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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