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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산重, 내년 경영계획도 미뤘다...에너지정책 지지부진 탓

조인영·조재학 기자
입력 2019.12.18 16:37 수정 2019.12.18 19:04

박지원 회장, 사내메일 통해 "경영전략 아직 확정안해…내년 초 공유"

정부 에너지정책이 핵심이나 '9차 전력수급계획안' 해 넘길 듯

박지원 회장, 사내메일 통해 "경영전략 아직 확정안해…내년 초 공유"
정부 에너지정책이 핵심이나 '9차 전력수급계획안' 해 넘길 듯


두산중공업이 '파워젠 인터내셔널 2019'서 선보이는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270MW급 모델.ⓒ두산중공 두산중공업이 '파워젠 인터내셔널 2019'서 선보이는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270MW급 모델.ⓒ두산중공

두산중공업이 이달 말에 발표하기로 한 2020년 경영전략을 내년 초로 미루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의 국내 사업 방향을 결정 짓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지지부진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은 이날 오전 전직원에게 보낸 사내메일을 통해 "매년 초 신년사를 통해 한 해 경영전략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해왔으나 올해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 경영전략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내년 초 비지니스 세션을 통해 경영전략이 확정되면 임직원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메일은 임직원들의 질문과 제안을 수렴해 경영진이 대답하는 형식인 '열린 Survey' 일환으로, 연말을 앞두고 두산중공업의 재무 현황과 사업 계획을 묻는 임직원들의 질의에 답한 내용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내년도 경영전략을 미룬 배경에는 두산중공업의 국내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2017년 현 정부가 탈원전·탈석탄을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발표한 뒤 국내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 수주가 줄줄이 막히며 실적이 고꾸라지는 진통을 겪었다.

정부가 2017년 말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원전 및 석탄화력 등의 설비용량을 축소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1097억원, 4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어 정부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당초 이달 안으로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관련 절차가 늦어지면서 9차안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사업법 제25조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공청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행정청은 공청회 개최 14일 전까지 당사자 등에게 통보해야 하는데, 현재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안조차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면서 더 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방침이 곧 두산중공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계획안 윤곽이 나올때까지는 두산중공업의 경영전략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자체 사업은 물론, 두산건설 등 경영난에 놓인 자회사 수혈에도 나서고 있어 내년도 경영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산중공업은 3분기에만 연결 기준 7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재무 상황이 단기간 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사내메일에서 "최근 회사가 두산메카텍을 양수하고 두산건설을 완전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도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는 물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효율화를 위한 선제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재무 구조의 근원적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서의 수주 극대화와 함께 신사업에서의 매출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원전 대신 가스터빈, 풍력사업 등 신사업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회사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가스터빈, 풍력, 수소 등 신사업 부문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나가는 한편 원자력 사업과 화력 사업에서도 다각적인 사업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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