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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마이너스금리 시대 위기론 왜

부광우 기자
입력 2019.12.14 06:00 수정 2019.12.15 09:52

일시적 현상 넘어 굳히기 들어갔던 선진국 초저금리

미국서 중국으로 방향 튼 자금 흐름에 금융권 '촉각'

일시적 현상 넘어 굳히기 들어갔던 선진국 초저금리
미국서 중국으로 방향 튼 자금 흐름에 금융권 '촉각'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불어 닥친 초저금리 내지 마이너스금리 한파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정상 상태로 굳혀져 가던 와중, 새로운 균열 조짐이 일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뉴시스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불어 닥친 초저금리 내지 마이너스금리 한파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정상 상태로 굳혀져 가던 와중, 새로운 균열 조짐이 일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뉴시스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불어 닥친 초저금리 내지 마이너스금리 한파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정상 상태로 굳혀져 가던 와중, 새로운 균열 조짐이 일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금리 속에서 미국으로 흡수돼 오던 잉여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하면서다. 이런 추세가 생각보다 짙어질 경우 미국 국채 시장의 충격과 더불어 새 판으로 여겨지던 초저금리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국채 시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흐름이 변하고 있는 세계 잉여자금의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신호가 상당 기간 지속돼 왔던 주요국 국채 시장의 강세장에 전환점을 가져다 줄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그 동안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완화 모드를 유지하면서 경제 주체들은 초저금리 및 마이너스금리 환경을 비정상 상태가 아닌 새로운 정상 상태로 인식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돼 왔다. 그리고 이런 와중 풍부한 잉여자금 유입 혜택을 누려온 곳이 미국 시장이다.

미국 금융 시장에는 지난 20여년 간 대략 세 단계에 걸쳐 상당한 자금이 흘러 들어온 상태다. 2000년 초에는 일본으로부터, 2008년부터는 중국에서, 그리고 2010년 초에는 유럽연합으로부터 유동성이 잇따라 유입됐다. 이에 지난해 말 이들 3개 지역은 미국 국채 발행 잔액의 약 4분의 1을 보유하면서, 연방 부채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저금리 차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원동력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최근 세계 잉여자본이 미국 대신 중국 금융 시장으로 향하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미국 시장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는 중국 금융으로 머니무브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중국의 금융정보 플랫폼인 윈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기관투자가에 대한 자본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국채 발행을 늘린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채권 보유액은 1000억달러 가량 확대된 반면, 중국의 미국 국채 투자액은 2017년 700억달러 증가에서 2018년 800억달러 감소로 역전됐다.

이 같은 미국과 중국 간 자본 흐름의 재조정 현상은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 모드로 전환될 경우 자금 여건의 긴축 강도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미국 금융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글로벌 잉여자본을 줄어들게 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이런 압박은 미국의 시중 금리 상승과 미 달러화 자금의 급속한 유출을 발생시켜, 신흥국은 물론 일본이나 유럽 등의 시중 금리 동반 상승 현상을 이끄는 등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미국 금융권에서 자금 여건 긴축의 강도가 강화되면 미 달러화 차입 비용이 급등하면서, 단기 차익을 쫓아 이동하는 이른바 한 머니가 실물 경제 기초 체력이 취약한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유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보다 더욱 우려되는 상황은 미국의 자본 시장 접근에 대한 규제 조치 조짐이다. 최근 백악관은 통상 마찰과 관련된 정치적 압박뿐 아니라 미국 달러 시스템에 편입돼 있는 자본의 보존 및 위안화 자산으로의 이탈 방지를 목적으로 미국의 중국 자산 투자 억제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는 미국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에 가해질 충격을 사전 차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글로벌 잉여자금 흐름 역전 강화는 세계 자금 여건의 급격한 긴축을 초래학나 당초 예상치 못한 자본 통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들 두 가지 시나리오 발생은 주요국들의 국채 시장 강세장을 크게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의 변화 기류가 일시적 또는 소규모에 그치고 초저금리 혹은 마이너스금리가 새로운 정상 상태로 자리 잡는다면 미국의 저비용 차입을 통한 차기 경기 침체 대응은 합리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과 같이 여타 주요국들에서도 잉여 자본 공급자의 기능이 약화가 전개되거나, 미국 실물 경제 내지는 미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 저하가 발생할 경우 미국 국채 시장의 충격 발생과 함께, 초저금리 및 마이너스금리가 비정상으로 판명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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