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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략' 카드사, 성공 키워드는 "남이 가지 않은 길-돌다리 두드려라"

배근미 기자
입력 2019.12.14 06:00 수정 2019.12.14 07:26

“베트남 등도 이미 포화...상대적으로 관심 적은 카자흐·태국·인도 노려라”

기술력 바탕으로 한 개도국 진출이 성공 열쇠…“현지은행과 협업이 중요”

“베트남 등도 이미 포화...상대적으로 관심 적은 카자흐·태국·인도 노려라”
기술력 바탕으로 한 개도국 진출이 성공 열쇠…“현지은행과 협업이 중요”


국내시장 포화 속 카드업계가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각 국가마다 다른 결제시장 특성과 장기간에 걸쳐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하는 결제사업 특성 상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진출 국가 선정부터 사업 진행에 이르기까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시장 포화 속 카드업계가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각 국가마다 다른 결제시장 특성과 장기간에 걸쳐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하는 결제사업 특성 상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진출 국가 선정부터 사업 진행에 이르기까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시장 포화 속 카드업계가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각 국가마다 다른 결제시장 특성과 장기간에 걸쳐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하는 결제사업 특성 상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진출 국가 선정부터 사업 진행에 이르기까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등도 이미 포화...상대적으로 관심 적은 카자흐·태국·인도 노려라”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여신금융협회 주최로 열린 ‘해외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국내 여전사의 해외진출이 최근 동남아 국가에 집중되면서 ‘레드오션화’가 돼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풍부한 자원 기반의 내수시장에서 신용카드 보급률이 증가세를 보이는 카자흐스탄 진출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800만 인구를 보유한 카자흐스탄의 지난해 기준 카드 결제 건수는 8억1000만건으로 전년보다 73.9% 급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내수시장과 신용카드보급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꾸준한 대출수요와 자동차금융 활성화 등 금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카자흐스탄 현지 진출에 나선 국내 금융회사는 현재까지 신한카드와 BNK캐피탈에 불과한 만큼 진출 유인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인도와 태국 역시 국내 카드사들이 진출을 타진해 볼 수 있는 ‘블루오션 국가’로 거론됐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구 13억 명 수준인 인도는 15~64세 생산가능 인구 비중이 65.7% 달할 정도로 국가 활력도가 높은 편”이라며 “현재 인구 60% 정도가 농촌 마을에 거주 중이지만, 점차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오는 2025년 세계 세 번째로 큰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들과 교류가 적었던 태국의 경우 오는 2021년부터 금융시장을 개방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도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정용훈 고려대 교수는 “태국의 경우 전자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정부 주도 하에 태국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여전사 진출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바탕으로 한 개도국 진출, 성공의 열쇠…“현지은행과 협업이 중요”

한편 이처럼 해외 국가로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도 함께 나오고 있다. 결제인프라에 기반하는 카드산업 특성 상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고, 또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현지요건 역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측면 역시 중요한 선결과제로 분석된다. 실제 포스기를 통한 실물카드 결제가 일반적인 국내와 달리 중국과 신남방국가 등의 경우 이 단계를 뛰어넘어 모바일과 QR결제 등 전자결제서비스가 먼저 정착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해외진출 국가를 선정하는 과정이나 진출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심도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테면 선진국 진출의 경우 카드사업 자체가 이곳에서 출발한데다 카드발급업무 역시 대형은행 및 글로벌 비금융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반면 인프라는 다소 부족하지만 빠르게 성장해나가는 개도국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진출 방식에 있어서도 독자진출할 경우 국내 카드사가 해외 카드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구축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점, 여기에 국가 인프라 성격을 띄는 신용카드 사업을 외국기업에 맡긴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관철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쉽지 않고 현지 카드발급사나 전표매입사로 참여하는 방안 역시 현지인들의 신용분석 결과 및 현지 가맹점들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쉽지 않다는 평가다.

대신 국내 카드사들이 현지 은행이나 카드사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 특히 국내 카드사가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경험을 현지에서 활용하는 것 역시 현지화 성공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신용카드나 전자여권 등에 대한 불법복제를 막는 스킴(skim) 구축 사업 참여 등이 좋은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밖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과 연계한 소매점 부가서비스 제공기관 참여 및 신용대출 등 여신금융사업으로 첫 발을 내딛는 방법 역시 시장의 이해도 제고 및 카드사업을 위한 워밍업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거론됐다.

이충열 고려대 교수는 “현지 기관들이 카드사업을 시작할 때 국내 카드사가 기술을 제공하고 경영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일정 지분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며 “수익성이 보장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카드와 유사한 여신금융으로 우선 접근하고 인프라가 구축되면 본격적인 카드업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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