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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한국외교, 정부 무능탓만 하면 안돼"

이배운 기자
입력 2019.12.12 03:00 수정 2019.12.12 05:19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현 외교적 어려움, 세계질서 변동서 기인"

'한중협력, 외교위기 돌파구 될 수 있어…연말 한중 정상회담 중요'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현 외교적 어려움, 세계질서 변동서 기인"
'한중협력, 외교위기 돌파구 될 수 있어…연말 한중 정상회담 중요'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한국 외교가 북·미·중·일 등 주변국들의 전방위적 도전을 받는 이른바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외교 위기의 책임을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으로 모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2020년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토론회에서 최근 한국이 겪고 있는 외교문제들에 대해 "모든 것을 우리측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현실을 다소 과장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의 위기는 세계 질서 큰 판의 변동에서 기인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외교적 문제들이 한국에서 일으킨 것이 아닌 상대국이 먼저 시작하고 한국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약육강식 국익우선주의는 전세계 국가들의 '각자도생'을 촉발했으며,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도 비슷하게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멕시코는 불법 이민 국경장벽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독일은 이란 핵과 시리아 문제로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미중 무역전쟁 파고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한국에 이어 일본과 유럽연합에도 중대한 숙제로 떠올랐다. 특히 일본은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 40억달러(약 4조 8000억원)에서 80억달러(약 9조 6000억원)로 인상을 요구받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국회입법조사처 대강당에서 '2020년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 10일 국회입법조사처 대강당에서 '2020년 미중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황 교수는 "트럼프 발 불안정은 기존 국제질서를 뒤엎고, 우리가 알던 동맹의 근본적 성격을 재고하게 한다"며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거나 또다른 '트럼프'가 출현하면 우리는 동맹의 가치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황 교수는 원만한 한중 협력이 혼란한 정세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북한이 또다른 위기를 조성하는 '새로운 길'을 가지 않도록 중국의 막후 역할을 이끌어 내고, 경제적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일본의 경제적 압박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 사드나 또다른 군사적 압박 빌미를 찾지 않도록 한다면 한국 외교는 사면초가가 아닌 사통팔달의 추동력과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말 한중일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 외교의 일면을 확실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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