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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경계해야할 '네타니즘'

  • [데일리안] 입력 2019.12.08 03:00
  • 수정 2019.12.08 07:32
  • 이충재 기자

검찰‧야당‧언론 향해 '탓탓탓'…치열한 자성없고 '어물쩍'

본질적 의구심 해소 못하면서 '조국정국 시즌2'로 향해

검찰‧야당‧언론 향해 '탓탓탓'…치열한 자성없고 '어물쩍'
본질적 의구심 해소 못하면서 '조국정국 시즌2'로 향해


청와대의 안일한 대응전략은 청와대의 안일한 대응전략은 '하명수사' 의혹을 '선거개입' 의혹으로 키우고 있다. 청와대가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할 때 각종 '탓'으로 돌리는 전략에 치우쳐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자료사진)ⓒ데일리안

청와대의 안일한 대응전략은 '하명수사' 의혹을 '선거개입' 의혹으로 키우고 있다. 청와대가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할 때부터 '탓'으로 돌리는 전략에 치우쳐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네타니즘'이 부른 참사라는 것이다.

네타니즘은 '네탓'과 '이즘(主義‧ism)'이 결합된 신조어로, 자기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태도나 사고방식을 뜻한다.

검찰탓‧언론탓으로 돌리다 의혹 더 키워

최근 청와대는 제대로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해명에 나섰다가 여권 사람들과도 입이 맞지 않는 모순을 드러내는 등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제기된 의혹의 파장과 여론을 가늠하지도 못하고 섣불리 "하명수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규정했다.

무엇보다 여론이 납득할만한 근거는 내놓지 못하면서도 검찰을 겨냥해 "'피의사실 공개 금지' 시행을 명심하라"고 공개 경고하고, 여당까지 나서서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언론을 향해서도 "무차별적 보도", "언론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노골적인 검찰탓, 언론탓이다.

탓으로 돌리기에는 의혹에서 사실로 확인되는 부분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의 첩보를 경찰에 이첩한 것뿐이라고 하지만, 민정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원이 울산에 다녀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는 '비리의혹을 외부에서 제보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제보자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밝혀지면서 오히려 '하명수사' 의혹은 더욱 '선명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송 부시장은 '제보를 한 게 아니라 요청을 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자체 진상조사라고 내놓은 청와대 해명은 여론이 수긍할만한 근거가 부족했고,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조국사태'서 효과봤던 '탓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 퍼즐로 맞추면, 여당 울산시장 후보의 최측근이 제보한 비위 첩보가 청와대로 올라간 뒤 경찰에 이첩돼 야당 유력후보에 대한 수사가 선거 직전에 이뤄져 대통령의 친구인 여당후보가 승리한 상황이다. 집권세력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조직개발 전문가인 존 G 밀러는 <바보들은 항상 남 탓만 한다>에서 "'바보'의 대표적인 증상은 변명을 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 지도자들이 모든 갈등의 원죄를 덮어씌우는 것은 국가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했다.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일을 주인의식이라고 정의하며, 어떤 사안에 대처하는 시작점의 주어(主語)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래야 문제에서 통제능력을 잃지 않고, 완벽하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태에서 청와대가 써야할 주어는 검찰이나 야당, 언론이 아니라 청와대 자신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아직도 조국사태에 대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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