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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 전기차의 공습, 아직은 빛 좋은 개살구

김희정 기자
입력 2019.12.04 07:00 수정 2019.12.04 07:19

‘가성비’로 승부하려면 가격 파격적이어야...AS·판매망도 부족

‘가성비’로 승부하려면 가격 파격적이어야...AS·판매망도 부족

중국 퓨처모빌리티 전기차 M바이트 ⓒ퓨처모빌리티 중국 퓨처모빌리티 전기차 M바이트 ⓒ퓨처모빌리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본격적인 국내 자동차 시장 공략이 시작됐다. 지리자동차, 베이징모터스 등 중국 완성차업체와 퓨처모빌리티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한국 기업들과 손잡고 내년부터 전기 트럭과 승용차 등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중국제품들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전기차는 다르다. 중국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내연기관차는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 전기차는 10년 전부터 전략적·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상용차인 전기버스나 전기트럭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국내 출시 초반 판매가격을 한국 모델들보다 15% 이상 낮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비해 기술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다가 가격까지 저렴한 중국 전기차들이 몰려올 경우,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시장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가성비로 승부할 것은 명약관화. 그러나 ‘아직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수준 높은 국내 소비자들을 ‘성능’면에서 만족 시킬 수 없다면 ‘가격’이 파격적으로 낮아야 한다. 그러나 8% 관세가 붙게 되면 생각보다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A·S망이나 판매망이 국내 시장에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도 약점이다. 추후 한국·중국 기업들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A·S망이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국내 업체 수준을 따라가기에는 무리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들은 호기심으로 국내시장에서 반짝인기를 얻을 수는 있으나 현재 조건으로는 시장에 빨리 안착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전기차의 공습은 시작됐으나 그 힘은 미비하다. 문제는 중국의 전기차 기술력이 한국을 따라오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전용플랫폼을 내놓지는 못했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은 전기차 모델 종류가 절대적으로 적으며, 쌍용자동차의 첫 전기차는 내년에나 볼 수 있다.

몇 년 후 ‘쉽게 봤던 중국 전기차가 생각보다 빨리 한국 시장을 사로잡았다’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우리 완성차 업체들은 지금보다 더 철저하고 전략적인 전기차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미 중국의 상용 전기차는 서울과 제주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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