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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단식하는 황교안은 왜 처음에 조롱당했나

송오미 기자
입력 2019.11.26 03:00 수정 2019.11.26 13:17

비호감 정당 1위 한국당

희생보다 기득권 지키기 '급급'…정치로 감동 못줘

화려한 권력 외관 아닌 '대의' 추구 인사들 가득했다면

당 신뢰 얻고 黃 단식도 처음부터 응원·지지 받았을 것

비호감 정당 1위 한국당, 국민 신뢰 완전 상실
희생보다 기득권 지키기 '급급'…정치로 감동 못줘
화려한 권력 외관 아닌 '대의' 추구 인사들 가득했다면
당 신뢰 얻고 黃 단식도 처음부터 응원·지지 받았을 것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째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째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한·일 군사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강행 처리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단식 해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자 정치권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 난데없이 무슨 단식이냐" "김세연이 던진 '당 해체' 폭탄과 인재 영입 잡음, 친황(친황교안) 총선기획단 논란 등을 덮기 위한 '정치공학적 단식' 아니냐" 등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에 더해 '영양제 투여' '당직자 24시간 교대 근무' 등으로 '황제 단식' 논란에 휩싸였고, 온라인상에는 황 대표의 단식 투쟁을 희화화한 합성 사진이 나돌면서,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듯했다.

이에 황 대표는 "단식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 외에 아무런 다른 목적이 없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2일 단식 해제 조건 중 하나인 한·일 군사보호협정 종료가 연기됐을 때도 황 대표는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며 단식 투쟁의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26일 황 대표의 단식이 이레째로 접어든다. 그의 체력도 급격히 떨어져 건강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황 대표의 단식 진정성에 대한 평가도 점차 달라지고 있는 듯하다. 단식 엿새째인 25일에는 '내가 황교안이다'라는 실시간 검색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황 대표를 위해 지지자들이 결집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황 대표의 결의는 왜 처음에는 그토록 조롱당했을까.

"국민들은 지금 한국당을 썩은 물이 가득 차 있는 물통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은 정치로 국민들을 감동하게 한 적이 있나. 그러니 황 대표가 이 추운 겨울에 단식 투쟁에 나서도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가 25일 한국당이 주최한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식에서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당 지지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이후 30%를 밑돌며 더불어민주당을 단 한 번도 앞선 적이 없다. 정부·여당이 아무리 실정을 해도 한국당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정치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로 '희생 부재'를 꼽았다.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희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권력 지향은 모든 정치행위의 추동력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권력 추구가 '대의(大義)'를 위한 헌신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적 자기도취·이익 추구를 위한 목적에 매몰되는 순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는커녕 국민은 그 정치인·정치세력에 등을 돌린다.

다른 당과의 비교는 차치하고서라도, 한국당에 권력의 화려한 외관만 쫓는 허영심에 가득 찬 인사들보다 '공적 책무감'으로 똘똘 뭉친 인사들이 가득했다면, 한국당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황 대표의 단식은 처음부터 국민의 지지와 응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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