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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남발하는 특허...세계 1위 면세산업 흔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19.11.25 07:00 수정 2020.01.07 16:49

중국 CDFG, 1년 만에 매출 두 배 껑충, 롯데‧신라 턱 밑 추격

시내면세점 3년 만에 두 배 증가…사드 사태에 특허 추가까지 면세업계 몸살

중국 CDFG, 1년 만에 매출 두 배 껑충, 롯데‧신라 턱 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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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3년 만에 두 배 증가…사드 사태에 특허 추가까지 면세업계 몸살


ⓒ데일리안 ⓒ데일리안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대표 외화벌이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에 이어 면세산업에서도 중국 굴기가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규모 면에서 세계 1위 면세산업 국가다. 단일 기업 기준 세계 1위는 스위스 '듀프리'가 차지하고 있지만 10위 안에 롯데(2위), 신라(3위), 신세계(9위) 등 3개 기업이 이름을 올린 나라는 대한민국 1곳뿐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은 2017년 8위에서 1년 만에 매출이 100% 이상 급성장하면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사드 사태 이전만 해도 한국 면세점에서 돈을 썼던 관광객들이 이제는 자국 면세점으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중국 보따리상들의 구매액이 늘면서 매년 매출이 뛰고는 있지만 송객수수료 등 마케팅 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속 빈 강정이란 말이 나오는 국내와 달리 중국 면세업체들은 수익성과 함께 덩치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대형 면세업체들이 송객수수료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면, 중소‧중견업체와 후발주자들은 갈수록 늘어가는 면세점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정부 외교정책에 따른 사드 사태로 한 차례 몸살을 겪은 상황에서 정부의 특허 남발로 다시 한 번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업계의 하소연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국내 시내면세점 수는 2015년 6개에서 지난해 13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사드 사태 이전만 해도 한국을 찾는 유커들의 행렬로 면세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의 갈등으로 유커들의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면세점 수만 자꾸 늘리면서 중소‧중견업체 뿐만 아니라 한화, 두산 등 대기업도 손을 들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최근에는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시내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시내면세점 5곳에 대한 입찰전은 현대백화점면세점 1곳만 신청해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내년 상반기에도 중소‧중견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특허 입찰이 진행되지만 벌써부터 신청 기업이 없을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 특허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한 2016년에는 기존 면세점 사장단이 모여 정부의 특허 남발에 대해 주무부처인 기재부를 찾아 항의도 하고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단순히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밥그릇 싸움정도로만 여겼던 셈이다.


최승근 생활경제부 기자ⓒ데일리안 최승근 생활경제부 기자ⓒ데일리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정부가 갈랐다는 하소연도 그래서 나온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와 현 상황 보다는 관광산업 육성이라는 대전제에만 매몰돼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면세점 수만 늘린다고 해서 국내 관광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한류의 본거지이고 K뷰티가 전 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단순히 면세품을 사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은 없다. 이제는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질이 더 중시되는 시대다. 면세점 특허에 매달리기 보다는 한국을 찾을 수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역량을 더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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