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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오르는데 판매수수료는 인하 압박

최승근 기자
입력 2019.11.23 06:00 수정 2019.11.22 21:40

홈쇼핑 재승인 시 수수료 심사 강화…업체별 판매수수료율 첫 공개

황금채널 놓고 치열한 경쟁, IPTV 독과점 심화…송출수수료 인상 압박 우려

홈쇼핑 재승인 시 수수료 심사 강화…업체별 판매수수료율 첫 공개
황금채널 놓고 치열한 경쟁, IPTV 독과점 심화…송출수수료 인상 압박 우려


갈수록 인상되는 송출수수료와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판매수수료 사이에서 홈쇼핑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롯데홈쇼핑 갈수록 인상되는 송출수수료와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판매수수료 사이에서 홈쇼핑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롯데홈쇼핑

홈쇼핑업계가 수수료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IPTV 등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는 내리라는 정부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수수료 손실을 홈쇼핑업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도 있어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발표하고 처음으로 홈쇼핑 업체별 판매수수료율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상 판매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TV홈쇼핑은 39.7%를 기록한 CJ오쇼핑이다. GS홈쇼핑 35.3%, NS홈쇼핑 35.2%, 현대홈쇼핑 34.4%, 롯데홈쇼핑 29.3%, 공영홈쇼핑 20.9%, 홈앤쇼핑 19.5% 순으로 평균 30.5%로 집계됐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해 업체마다 일부 다르게 적용된 판매수수료율 산정 기준을 통일하고, TV홈쇼핑 재승인 때 판매수수료율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재승인에서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사업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대해 업계가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사실상 정부 기준에 맞추라는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중기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 방안과 함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송출수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발표됐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최근 5년 새 연평균 42%씩 폭등하며 지난해에만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상품 판매마진의 절반 이상을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돈 벌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PTV 등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홈쇼핑 상품 판매 매출 등을 인상률에 반영하고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검증 협의체'도 운영하도록 했다. 외부전문가의 검토 결과를 반영해 과기부 장관이 사업자들에게 권고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또 판매수수료 문제와 동일하게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유료방송 재허가 시 반영할 방침이다.

그동안 송출수수료 문제에 뒷짐을 지고 있던 정부가 처음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도 높다. 하지만 송출수수료와 판매수수료 중간에 끼인 홈쇼핑업체 입장에서는 불안감도 동시에 높아지는 모양새다. 판매수수료 인하를 압박하는 정부와 황금채널을 쥐고 있는 유료방송에 대해 모두 ‘을’의 입장일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에서는 여전히 대기업은 ‘갑’, 중소기업은 ‘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정부가 재승인 심사에 수수료율을 반영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라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인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에 T커머스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황금채널에 대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경쟁으로 인해 수수료가 올라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도 관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송출수수료 산정기준에 기존에는 방송 판매 부분만 반영했지만, 앞으로는 모바일과 인터넷 판매 부분도 추가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서는 기대했던 만큼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홈쇼핑업체의 경우 인터넷과 모바일 비중이 전체 취급고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어 새로운 산정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이 크게 뛴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IPTV 업체들이 케이블 방송업체 인수에 나서고 있어 송출수수료 인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 LG U+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두 곳 모두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1위인 KT와 함께 3사의 점유율은 약 80% 정도로, 독과점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게 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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