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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단식투쟁' 속 조경태 어깨 무거워졌다

정도원 기자
입력 2019.11.21 04:00 수정 2019.11.21 05:33

정치적으로 풀릴 단식투쟁 아냐…퇴로 全無

원내대표 부재 속 "비장한 결의 서폿해야"

단식 장기화時 조경태 경륜·투쟁력 요구돼

정치적으로 풀릴 단식투쟁 아냐…퇴로 全無
원내대표 부재 속 "비장한 결의 서폿해야"
단식 장기화時 조경태 경륜·투쟁력 요구돼


조경태 자유한국당 수석최고위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조경태 자유한국당 수석최고위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방미로 자리를 비운 중대 국면 속에서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20일 청와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문재인정권을 규탄하는 인근의 시민들과 교감하느라 한동안 청와대 근처를 떠나지 못했다.

저녁 늦은 시간에야 농성장인 국회본청 앞으로 돌아온 황 대표는 이곳에서도 격려를 위해 진을 치고 있던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사진·영상 촬영에 응하는 한편 박맹우 사무총장·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김도읍 대표비서실장과 당무를 논의하는 등 다망한 단식 투쟁 첫날을 보냈다.

황 대표의 단식 투쟁 첫날밤에는 주호영·강석호·박대출·정태옥 의원 등이 현장을 늦게까지 지켰다. 한 의원은 격려차 방문한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대화하는 황 대표를 걱정스레 바라보더니 "단식 투쟁 첫날인데 벌써 사흘치의 에너지를 쓰신 것 같다"고 염려하기도 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 투쟁이 이달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조국 전 법무장관 임명 강행에 반대하며 19일간 단식한 바 있다. 현장에 있던 또다른 의원은 "당대표라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긴 어려우시지 않겠느냐"며 "열흘에서 보름 정도 사이에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 대표는 이날은 단식 첫날이라 시민들과도 교감하고 당무도 논의했으나, 단식 투쟁이 길어지면 평소와 같은 활동은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파행을 겪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과 관련한 우리 정치권의 입장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오래 전부터 다른 교섭단체와 함께 잡혀 있던 일정이라 출국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은 정치적 합의로 풀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 농성은 정치적 합의를 끌어냈다. 이들은 각각 '드루킹 특검'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원포인트 요구'를 내걸고 단식에 돌입했기 때문에 정치적 출구를 마련하는 게 가능했다.

반면 황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 철회와 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넓은 범위의 요구 조건을 내걸고 단식에 착수했다. 이른바 '국정대전환'에 해당하는 요구라 집권 세력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쓰러질 때까지 하시는 것"이라며 '출구 전략'을 따로 상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

단식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황 대표의 대외 활동 범위가 줄어들고, 나 원내대표도 부재 중인 상황이 이어진다면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의 역할이 무거워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날 현장의 한 의원은 "대표가 비장한 결의를 했는데 잘 서폿해야 한다"며 "대표가 안에서 단식 농성을 하는 동안, 밖에서 비장한 분위기를 당원들과 함께 고조시키고 대표의 투쟁의 의미를 널리 국민들에게 알리는 한편 어떠한 '실수'나 '돌발 사태'로 투쟁이 희화화되는 일이 없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짐은 한국당의 본산인 부산·경남(PK)의 4선 중진의원으로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수석최고위원에 선출된 조경태 최고위원이 떠맡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중진의원은 "당장 단식하고 있는 대표 옆에서 실수로라도 웃는 사진 하나만 잘못 나와도 분위기가 이상해진다"며 "지금은 달리 퇴로가 없는 결사항쟁 상황이기 때문에, 경륜과 투쟁력, 합리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 대표를 서폿해야 하는데 조경태 최고위원이라면 적격"이라고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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