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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의 힘···라면주 투자 입맛 바꿨다

백서원 기자
입력 2019.11.17 06:00 수정 2019.11.16 21:48

삼양식품 한 달 만에 14% 상승…불닭 효과로 연초 이후 81%↑

갓뚜기·신라면 명예 회복 언제…“국내 라면사업 전략 지켜봐야”

삼양식품 한 달 만에 14% 상승…불닭 효과로 연초 이후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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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126억원)보다 65.8% 증가한 20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126억원)보다 65.8% 증가한 20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삼양식품

겨울철 라면 성수기를 맞아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대표 라면 3사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라면주 3인방은 최근 일제히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한 삼양식품의 실적 호조가 두드러졌다. 불닭볶음면의 힘은 주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양식품 주가는 종가 9만800원으로, 지난달 15일 7만9700원에서 한 달 만에 13.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농심은 2% 감소한 24만5000원, 오뚜기는 0.52% 감소한 57만2000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 상승했다. 연초 50100원에서 이날까지 81.23% 오른 상태다. 역시 같은 기간 농심과 오뚜기는 각각 4.52%, 21.27% 줄었다. 특히 ‘갓뚜기’라 불리며 연초 80만원선까지 치솟았던 오뚜기의 주가 하락이 뼈아픈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126억원)보다 65.8% 증가한 20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23.2% 늘어난 1376억원이다. 3분기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704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700억원을 넘기며 내수 매출을 앞질렀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중국 광군제 때 불닭볶음면 매출액은 신라면을 넘어섰고, 전년 동기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중국향 라면 수출액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불닭볶음면 이익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수준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불닭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성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 특유의 ‘불닭’ 브랜드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으로의 제품 확장으로 국내 스낵류의 매출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브랜드 확장 측면에서 고무적인 성과로 판단한다”며 “국내에서의 제품 확장은 시간차를 두고 해외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국가, 지역 확대 뿐만 아니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여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농심은 3분기 영업이익이 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 늘어난 589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법인 매출은 1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농심의 해외 성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결국 국내 지배력 회복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최근 5년간 미국 매출은 연평균 15% 증가하며 고성장했고 중국 역시 사드 여파에도 불구하고 9% 증가했다”면서 “다만 여전히 매출과 이익의 81%, 71%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 회복이 멀티플 상향의 전제 조건일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증권은 농심에 대해 기존 투자의견 ‘유보’를 유지했다. 조 연구원은 “라면 시장 경쟁은 여전히 치열한 국면이고 2위 경쟁사가 가격 인상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소재식품 업체들이 밀가루 공급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있어 가격 인상 모멘텀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주가 상승을 위해선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기존 제품으로 전환되거나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시켜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뚜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70억원으로 3% 늘어난 데 그쳤다. 단 건조식품류 매출액은 31.2% 증가한 88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을 키웠다. 대신증권은 “아쉬운 실적의 연속으로 단기 주가 반등 모멘텀이 부재해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며 기존 투자의견 ‘시장수익률’을 유지했다.

이에 오뚜기가 내놓을 수 있는 전략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라면 1등 사업자 농심의 전략은 분명해졌다. 수익성이 훼손되더라도 판매량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오뚜기가 예전 같은 점유율 상승세를 가져가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유”라고 짚었다. 홍 연구원은 “1위 기준 3%를 밑도는 라면 이익률을 감안했을 때 가격 인상은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칼자루는 오뚜기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역발상투자를 고민해볼만하다는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자회사 흡수 합병은 내년 비유기적 성장을 담보하고 시장에는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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