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선거법 개정 위한 미끼 아닌가 의원 보좌진 감축안도 제시해야…포퓰리즘 공약은 제발 자제하길 <@IMG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국회의원 세비를 30%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는 연간 1억5000만원, 한 달 1265만원 꼴이다. 이는 최저임금의 7.25배가 된다. 그걸 5배 이내로 줄이자는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은 아니다. 이미 지난달 31일 국회비교섭단체 연설에서 이 내용을 포함한 ‘5대 국회개혁 과제’를 제안한 바 있다. 유사한 주장은 고 노회찬 전 의원도 했었다. 지난 2016년 7월 4일 정의당 원내대표로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그는 ‘세비 절반 삭감’ 안을 내놨다. 국회의원은 정말 되기가 어려운 자리다. 그리고 대부분의 의원들은 고생도 많이 한다. 서민들로서는 언감생심이지만 그 지위나 노동 강도를 생각하면 국민들이 분개할 만큼 많이 받는다고 하기도 어렵다. 국민의 인식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 세비 이야기만 나오면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말이 대세가 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선거법 개정 위한 미끼 아닌가 1. 의원직은 벼슬이 아니라 봉사와 헌신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따라서 무엇보다 국민과 동고동락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비는 가능하면 적게 받는 게 좋다는 생각도 그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2. 의원의 입장에서는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하겠지만 국민의 눈에는 반대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날마다 이기주의적, 당리당략적 싸움질만 하는 의원들에게 왜 그 많은 세비를 줘야 하느냐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게 현실이다. 3. 경제사정이 계속 나빠져 국민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정치를 잘못하고 있는 의원들은 꼬박꼬박 세비 다 받아 챙기느냐 하는 반감도 있다. 4. 선진국의 의원들은 정말 겸손하고 근면‧성실한데도 세비는 우리 의원들보다 훨씬 적게 받는다는 국민의 인식이 거부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세비는 깎을 필요가 있다. 어려움을 국민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민생과는 상관없이 고액의, 보장된 세비를 받게 되면 경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고액임금을 받는 고급직장인이 아니라 봉사와 헌신의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국민에게는 물론 자신에게 늘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세비는 줄여야 한다. 다만 정의당 심 대표의 세비삭감 주장에는 복선이 있을 수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려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패스트트랙에 올려 진 개정안은 지역선거구 28개를 줄이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함께 이 안을 어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해 정치개혁특위까지 통과시켰지만 막상 본회의에 상정되면 의원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심 대표가 내놓은 안이 ‘국회의원 정수 10% 증원’이었다. 의원 보좌진 감축안도 제시해야 자기들끼리는 묘수일 수가 있지만 국민에 대해서는 염치없는 꼼수다. 국민들이 이를 수용할 리가 없다. 자칫 총선의 판도를 이 ‘이기적 법안’이 바꿔놓을 수가 있다. 그래서 민주당도 지금까지는 계속 손사래다. 그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 대표가 다시 명분을 제시한다고 한 게 ‘의원세비 삭감’일지도 모른다. 의원 증원을 지지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국회예산 동결’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그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으니까 ‘세비 삭감’카드를 내밀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심 대표는 의원정수 확대와 상관없이 과감하게 국회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원정수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밝혔다.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라면 박수를 보낼만하다. “도대체 당신들이 뭘 해놓은 게 있다고 그 많은 세비를 받느냐”는 국민의 지탄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이 될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무래도 심 대표의 주장은 ‘대어를 낚기 위한 미끼’라는 인상을 털어내기 어렵다. 정말로 국민을 생각해서 그런 제안을 할 양이면 ‘보좌직원 절반 감축’도 함께 말했어야 했다. 현재 의원 1인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9급 비서 각 1명에 유급 인턴까지 모두 9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다. 인턴 외엔 모두가 국가공무원이다. 이렇게 많은 보좌진을 제공하는 나라, 더욱이 전원에게 국가공무원의 자격을 주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 미국의 경우 보좌진의 수가 월등히 많지만 총액할당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다. 정당체제가 여타 국가와 다른 점도 감안돼야 한다. ‘의회귀족’이라는 말이 괜히 생겼겠는가. 일단 배지를 달기만 하면 그날로 ‘팔자 늘어진 삶’이 가능해진다. 휘하의 고급 인력들이 의정활동 전반에 대해 ‘보좌’ 정도가 아니라 ‘전담’해 주는 만큼 한껏 게으름을 피울 수가 있다.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그럴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퓰리즘 공약은 제발 자제하길 앞으로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당들은 온갖 선심성 회유성 공약을 쏟아낼 게 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모병제’ 카드를 꺼내 보이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심 대표처럼 정치인들의 절제적 희생적 공약을 내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제까지 특히 민주당이 그래왔듯이 포퓰리즘적 공약을 남발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정말 심각한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더 큰 문제는 그런 공약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정당들에게 자제를 촉구해봐야 소용이 없다. 당장 눈앞에 표가 오가는데 누구 좋으라고 절제를 하겠는가. 포퓰리즘 정책은 불가역적이다. 대중에게 아부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 유권자가 스스로 제동을 걸지 않는 한, 브레이크 없는 질주는 계속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집권 민주당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섰다. 이제부터는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시기에 접어든다. 여전히 힘자랑을 하면서 오만을 부릴 때 내년 총선의 승리를 기약할 수 없게 된다. 2022년 대선에선 혹독한 경험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는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옳다. ‘공수처 설치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맞바꾸기’ 같은 치졸한 거래는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의원정수를 늘리고 의원세비는 동결하겠다는 식의 군색한 억지에 동조할 생각도 않는 게 좋다. 당연히 ‘모병제 공약’의 유혹도 떨쳐야 한다. 모험주의는 안보의 틀을 와해시키고 만다. 온갖 복지 수요에다 모병제 등의 부담까지 더해지면 나라살림은 파탄날 수밖에 없다. 재앙을 사전에 막을 줄 아는 게 지혜다. 민주당의 각성을 기대한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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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미덥지는 못한 ‘세비 삭감’ 제안

이진곤 언론인 | 2019-11-11 09:00
<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선거법 개정 위한 미끼 아닌가
의원 보좌진 감축안도 제시해야…포퓰리즘 공약은 제발 자제하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국회의원 세비를 30%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는 연간 1억5000만원, 한 달 1265만원 꼴이다. 이는 최저임금의 7.25배가 된다. 그걸 5배 이내로 줄이자는 것이다.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은 아니다. 이미 지난달 31일 국회비교섭단체 연설에서 이 내용을 포함한 ‘5대 국회개혁 과제’를 제안한 바 있다. 유사한 주장은 고 노회찬 전 의원도 했었다. 지난 2016년 7월 4일 정의당 원내대표로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그는 ‘세비 절반 삭감’ 안을 내놨다.

국회의원은 정말 되기가 어려운 자리다. 그리고 대부분의 의원들은 고생도 많이 한다. 서민들로서는 언감생심이지만 그 지위나 노동 강도를 생각하면 국민들이 분개할 만큼 많이 받는다고 하기도 어렵다. 국민의 인식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 세비 이야기만 나오면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말이 대세가 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선거법 개정 위한 미끼 아닌가

1. 의원직은 벼슬이 아니라 봉사와 헌신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따라서 무엇보다 국민과 동고동락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비는 가능하면 적게 받는 게 좋다는 생각도 그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2. 의원의 입장에서는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하겠지만 국민의 눈에는 반대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날마다 이기주의적, 당리당략적 싸움질만 하는 의원들에게 왜 그 많은 세비를 줘야 하느냐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게 현실이다.

3. 경제사정이 계속 나빠져 국민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정치를 잘못하고 있는 의원들은 꼬박꼬박 세비 다 받아 챙기느냐 하는 반감도 있다.

4. 선진국의 의원들은 정말 겸손하고 근면‧성실한데도 세비는 우리 의원들보다 훨씬 적게 받는다는 국민의 인식이 거부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세비는 깎을 필요가 있다. 어려움을 국민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민생과는 상관없이 고액의, 보장된 세비를 받게 되면 경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고액임금을 받는 고급직장인이 아니라 봉사와 헌신의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국민에게는 물론 자신에게 늘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세비는 줄여야 한다.

다만 정의당 심 대표의 세비삭감 주장에는 복선이 있을 수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려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패스트트랙에 올려 진 개정안은 지역선거구 28개를 줄이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함께 이 안을 어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해 정치개혁특위까지 통과시켰지만 막상 본회의에 상정되면 의원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심 대표가 내놓은 안이 ‘국회의원 정수 10% 증원’이었다.

의원 보좌진 감축안도 제시해야

자기들끼리는 묘수일 수가 있지만 국민에 대해서는 염치없는 꼼수다. 국민들이 이를 수용할 리가 없다. 자칫 총선의 판도를 이 ‘이기적 법안’이 바꿔놓을 수가 있다. 그래서 민주당도 지금까지는 계속 손사래다. 그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 대표가 다시 명분을 제시한다고 한 게 ‘의원세비 삭감’일지도 모른다. 의원 증원을 지지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국회예산 동결’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그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으니까 ‘세비 삭감’카드를 내밀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심 대표는 의원정수 확대와 상관없이 과감하게 국회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원정수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밝혔다.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라면 박수를 보낼만하다. “도대체 당신들이 뭘 해놓은 게 있다고 그 많은 세비를 받느냐”는 국민의 지탄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이 될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무래도 심 대표의 주장은 ‘대어를 낚기 위한 미끼’라는 인상을 털어내기 어렵다. 정말로 국민을 생각해서 그런 제안을 할 양이면 ‘보좌직원 절반 감축’도 함께 말했어야 했다. 현재 의원 1인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9급 비서 각 1명에 유급 인턴까지 모두 9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다. 인턴 외엔 모두가 국가공무원이다. 이렇게 많은 보좌진을 제공하는 나라, 더욱이 전원에게 국가공무원의 자격을 주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 미국의 경우 보좌진의 수가 월등히 많지만 총액할당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다. 정당체제가 여타 국가와 다른 점도 감안돼야 한다.

‘의회귀족’이라는 말이 괜히 생겼겠는가. 일단 배지를 달기만 하면 그날로 ‘팔자 늘어진 삶’이 가능해진다. 휘하의 고급 인력들이 의정활동 전반에 대해 ‘보좌’ 정도가 아니라 ‘전담’해 주는 만큼 한껏 게으름을 피울 수가 있다.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그럴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퓰리즘 공약은 제발 자제하길

앞으로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당들은 온갖 선심성 회유성 공약을 쏟아낼 게 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모병제’ 카드를 꺼내 보이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심 대표처럼 정치인들의 절제적 희생적 공약을 내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제까지 특히 민주당이 그래왔듯이 포퓰리즘적 공약을 남발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정말 심각한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더 큰 문제는 그런 공약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정당들에게 자제를 촉구해봐야 소용이 없다. 당장 눈앞에 표가 오가는데 누구 좋으라고 절제를 하겠는가. 포퓰리즘 정책은 불가역적이다. 대중에게 아부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 유권자가 스스로 제동을 걸지 않는 한, 브레이크 없는 질주는 계속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집권 민주당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섰다. 이제부터는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시기에 접어든다. 여전히 힘자랑을 하면서 오만을 부릴 때 내년 총선의 승리를 기약할 수 없게 된다. 2022년 대선에선 혹독한 경험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는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옳다. ‘공수처 설치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맞바꾸기’ 같은 치졸한 거래는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의원정수를 늘리고 의원세비는 동결하겠다는 식의 군색한 억지에 동조할 생각도 않는 게 좋다. 당연히 ‘모병제 공약’의 유혹도 떨쳐야 한다. 모험주의는 안보의 틀을 와해시키고 만다. 온갖 복지 수요에다 모병제 등의 부담까지 더해지면 나라살림은 파탄날 수밖에 없다. 재앙을 사전에 막을 줄 아는 게 지혜다. 민주당의 각성을 기대한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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