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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GM은 협력적 노사관계로 위기돌파…우리 노조는?

박영국 기자
입력 2019.10.30 11:26 수정 2019.10.30 14:27

성과형 임금체계, 단체교섭 개선, 쟁의행위 절차의 엄격화 필요

성과형 임금체계, 단체교섭 개선, 쟁의행위 절차의 엄격화 필요

7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7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을 위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처럼 성과형 임금체계, 단체교섭 개선, 쟁의행위 절차의 엄격화 등 노사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가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일본 토요타와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의 협력적 노사관계관계 정착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위기를 겪자 임금안정과 노동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데 노조가 경영층과 인식을 공유하면서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노사가 정확히 인식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같이 기울여야만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를 협력적 노사관계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노사관계가 정착되면 생산성반영 임금체계 구축, 단체협상·임금협상 교섭주기 개선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유지 및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일본 토요타는 1950년대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노조가 1960년대 초 종신고용제를 전제로 임금인상 자제 등 다른 조건들을 양보하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해 엔고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국내 생산 연 300만대를 선언할 수 있게 됐다.

또, 독일 폭스바겐은 1990년대, 2000년대 일본 업체의 유럽진출과 글로벌화 진전으로 본국이 경영위기에 처하면서 대량 실직이 우려됨에 따라 근로시간 계좌제, 일자리 나눔(Work Sharing), Auto5000 프로젝트 등 노동유연화와 임금안정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자국내 생산을 확대함은 물론, 세계판매 1위로 도약했다.

미국 GM은 2009년 수입산과 일본산 자동차 확대와 미국 자동차 업계의 고비용구조로 파산 위기에 처하자 노조가 이중임금제와 파업금지, 노동유연성 강화에 동의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착되어 자국내 생산을 2009년 119만대에서 2015년 214만대까지 확대했다.

르노 스페인 공장의 경우 터키, 루마니아 등에 비해 낮은 원가경쟁력으로 폐쇄 위기에 처하자 노조가 실질임금 삭감, 근로시간 탄력적 운영을 제안하고, 회사는 신차 투입으로 화답해 생산물량을 2012년 29만대에서 2016년 58만대까지 확대하게 됐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도 ‘5대 노동 적폐, 3대 노동 혁신’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노사불신, 노동력 저활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의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모순과 갈등의 원인은 노동적폐에 있다”면서 “이런 적폐는 오랫동안 방치돼 현재 산업 붕괴와 대량실업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5대 노동 적폐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숙련형성을 방해하는 호봉제 임금체계 ▲노동의 빈익빈 부익부를 만드는 노동조합 특권 ▲성장을 저해하는 전투적 노동운동 ▲노동계에 편향된 노동정치 ▲노동현실에 역행하는 이원적 노동정책 등을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3대 노동혁신으로 ▲‘혁신을 통한 고용안정-생산성 향상을 통한 임금인상’이 가능하도록 시장․미래 중심 노동시스템 혁신 ▲노동시장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노동계와 노동조합 혁신 ▲경제주체의 이익을 조화하는 노동정치와 노동정책 혁신을 제안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자동차산업의 최근 변화의 특징은 전기동력차 시장 확대, 자율주행기술 도입 확산 등 혁명적 기술 확산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변화의 근본 원인은 중국의 글로벌 시장참여와 기존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 확대로 인한 글로벌 경쟁심화”라면서 “글로벌 경쟁심화가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심화로 인한 선진국 자동차 기업의 노사관계 변화의 핵심요인은 일자리 유지였다”면서 “글로벌 경쟁 심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각국의 노조가 단기 성과분배보다는 본국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중장기 일자리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착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노사간 공동인식의 결과로 일본 토요타는 50년간 노사분규가 1건도 없었고, 올해 12년 만에 노사분규를 겪은 GM의 경우도 분규 40일 만에 타결함으로써 협력적 노사관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우리는 법, 제도 뿐만 아니라 기업내 노사관계 관행이나 문화도 글로벌 수준으로 조속히 전환해갈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줄어들어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자동사산업연합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등 자동차산업 관련 6개 기관의 연합체로 지난 3월 발족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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