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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文대통령 면전서 "권력 문 좁다" 쓴소리…대통령 반응은?

이유림 기자
입력 2019.10.23 16:45 수정 2019.10.23 17:36

야당 의원·지도부 발언에 묵묵부답 혹은 웃음만

정동영 "문 대통령, 정치에 흥미 잃은 것 같았다"

야당 의원·지도부 발언에 묵묵부답 혹은 웃음만
정동영 "문 대통령, 정치에 흥미 잃은 것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환담을 하러 들어서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환담을 하러 들어서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가 언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면전에서 "권력의 문이 좁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취임 초기 '탕평인사'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인재풀이 점점 협소해지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되던 터였다.

아울러 정 대표는 "시정연설 원고에 선거제 개혁 부분이 빠져있다"며 "연설할 때 선거제 개혁도 한 말씀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공개 환담 자리에서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주영 국회부의장으로부터 '협치' 문제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황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문제로 국민이 분노하고 화가 많이 나간 것 같다"며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이 부의장도 "평소 야당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면 대통령의 인기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도 문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이 없거나, 다른 주제로 화제를 돌렸다.

지난 3월 1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오른쪽)가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철희 전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3월 1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오른쪽)가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철희 전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 대표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정치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고 환담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정치에 흥미를 잃은 것 같았다"며 "스스로 '관리자'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도 우려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관리자적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 이후 무너진 질서를 다잡는 '징검다리'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공수처 설치법을 재차 강조한 것과 관련해선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는 정권인데, 임기 절반이 지나갈 동안 공수처 설치 하나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며 "할 거라면 정권 초기에 했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신의 요청에도 선거제 개혁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노무현 대통령이었으면 말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연설문을 그대로 똑같이 읽더라"고 평했다.

문 대통령의 소통이 소수의 참모진과만 이뤄지는 게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대통령도 외부일정이 없으면 본관·관저만 오간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광화문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하면, 왜 추운날 시간을 쪼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는지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로 광화문과 서초동이 극명하게 나뉘었을 때도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반 운운하고 있지만, 내가 볼 때는 크게 깨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는 어렵고, 장사는 안되고, 청년들은 취업이 안된다.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지만, 민심만큼 무서운 게 없더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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