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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눈치보기는 옛말...달라진 삼성 금융 영업 강드라이브

이종호 기자
입력 2019.10.24 06:00 수정 2019.10.23 21:10

보험 업황 악화에도 영업력 강화…삼성화재 디지털 손보사 설립 준비

삼성증권 캐나다 연기금과 MOU…아마존 물류센터 등 해외 IB 차별화

보험 업황 악화에도 영업력 강화…삼성화재 디지털 손보사 설립 준비
삼성증권 캐나다 연기금과 MOU…아마존 물류센터 등 해외 IB 차별화


삼성그룹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삼성 금융계열사별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다. ⓒ각사 삼성그룹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삼성 금융계열사별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다. ⓒ각사

삼성그룹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공격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보험사는 업황 악화에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배당사고를 겪었던 삼성증권은 자신들의 강점인 자산관리(WM) 부문을 살리고 해외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카카오와 손잡고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삼성화재와 카카오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합작을 준비해 왔다. 현재 예비 인가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로 큰 틀의 합의는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가지고 삼성화재는 전략적 동반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 업황 악화에도 영업력 강화…삼성화재 디지털 손보사 설립 준비

삼성 금융 계열사는 삼성그룹 산하에서 튀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와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영업에 강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금융경쟁력제고 TF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은 삼성생명은 현성철 사장 부임 이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 사장은 취임 이후 내부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영업력 강화를 주문하며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치아 보험, 9월 미니 암보험을 각각 출시하는 등 그동안 중소형 보험사 전용상품이라고 불리던 소액상품 출시를 이어갔다. 또 보험료를 낮춘 저 해지 종신보험과 암보험 등 판매에 주력했다.

삼성생명은 '고객과 시장 중심'이라는 기조 아래 고객이 원하는 특화상품을 적기에 개발해 신규시장을 선점하고 업계 최고의 상품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철저한 고객 분석과 통합 DB 구축, 신규위험률 개발역량을 보완하고 있다. 또 지난해 신설한 고객지원실을 중심으로 업계 최고의 고객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가 파는 상품으로 여겨졌던 치아 보험과 미니 암보험을 삼성생명이 출시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동안 삼성생명이 체통을 지켰다면 최근에는 수익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보수적 색채를 지우고 공격적 영업에 힘쓰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장기인보험을 두고 경쟁했던 삼성화재는 올해 하반기부터 '초격차 전략'으로 메리츠화재를 압도했다. 보험사는 통상 이율과 사업비, 위험률, 해지율 등을 고려해 보험료율을 결정하는데 삼성화재는 가장 보수적인 운용으로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었다. 아울러 보험가인 심사도 타이트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지난 7월 말부터 업계 평균 500만원 수준인 뇌혈관질환 보장을 2000만원으로 확대하고 2000만원 수준인 유사암 진단비를 4000만원까지 올린 유병장수 플러스와 일반 암 보장 한도를 최대 2억원까지 높인 새시대건강파트너를 지난 9월까지 판매했다.

삼성화재는 영업기반인 전속 설계사 채널 관리도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신인 설계사에 대한 지원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해 이를 리크루팅과 신인 설계사 정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기존의 보수적인 색채를 유지하는 한편,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기존의 보수적인 색채를 유지하는 한편,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


삼성증권 캐나다 연기금과 MOU…아마존 물류센터 등 해외 IB 차별화

삼성증권은 기존의 보수적인 색채를 유지하는 한편,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은 전통적으로 WM 부문은 강했지만, IB 부문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삼성증권은 WM 부문에서도 해외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해외투자를 중심으로 IB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증권은 지난달 캐나다 퀘벡주 연기금(CDPQ)과 인프라투자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DPQ 올해 6월 기준 약 296조원 규모 자산을 굴리는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 중 하나다. 삼성증권은 세계 유수 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는 지속해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의 해외 IB 차별화는 '인프라투자'다. 다른 증권사는 해외의 빌딩, 아파트, 호텔 등에 투자하지만 삼성증권은 인프라에 투자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달 미국계 운용사 AEW로부터 프라하 공항 인근 1800억원대 아마존 물류센터 인수를 완료했다. 삼성증권이 8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현지 대출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류센터는 체코 유일의 아마존 물류센터로 아마존이 2030년까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용 중이다. 주요 배송 지역인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와 체코 전역을 담당하는 아마존의 중부 유럽 전략적 거점이다.

삼성증권의 아마존 물류센터 인수는 이번이 네 번째다. 2016년 영국 레스터를 시작으로 지난해 독일 하노버, 올해 뒤셀도르프 인근 묀헨글라트바흐-라인달렌 물류센터를 매입했다. 이번 체코 투자를 포함해 삼성증권의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 규모는 총 7700억원에 달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리면서 재매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유럽 지역 평균 오피스 투자 수익률은 3.7%였던 반면 물류 투자는 5.2% 수익률을 올릴 만큼 삼성증권이 투자한 아마존 물류센터는 공실이나 가격하락의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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