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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회오리 시작됐다…손학규, 작심 '결별선언'

정도원 최현욱 기자
입력 2019.10.20 03:00 수정 2019.10.20 06:27

"'변혁'에는 변화·혁신 아닌 분열·파멸 뿐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으려는 생각 밖에 없다

이 사람들 싹 꺼지고나면 바른미래 새 출발"

"'변혁'에는 변화·혁신 아닌 분열·파멸 뿐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으려는 생각 밖에 없다
이 사람들 싹 꺼지고나면 바른미래 새 출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향해 "갈테면 가라. 빨리 가라"고 작심 '결별선언'을 했다. 아울러 '제3지대 신당' 건설을 위한 통합위원회를 출범하겠다고 밝혀, 마침내 바른미래당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손학규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7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그간 여섯 차례에 걸친 촛불집회는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였기 때문에, 이미 조 전 장관도 사퇴한 마당에 손 대표가 촛불집회를 왜 이어가는지 이목이 쏠렸었다.

이를 의식한 듯 손 대표도 "모이자고 했을 때 '다 끝났는데 뭘 모여'라며 억지로들 오셨느냐"며 "또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새로운 출발을 해야할텐데, 손학규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기대를 하고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촛불집회에서 손 대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당내 현안에 대부분의 발언을 할애했다.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어떻게 하면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맹공하며, 유승민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대해서도 '변화와 혁신'이 아닌 '분열과 파멸' 밖에 없다며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의 비판을 가했다.

이날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말하기는 대단히 송구스럽지만, 바른미래당이 내분과 내홍으로 엉망이 됐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을까 하는 사람들이 당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변혁'이 무슨 변화와 혁신이냐. 분열밖에 없고 파멸밖에 없다"며 "이 사람들 처음에 '절대로 자유한국당 돌아가지 않는다'더니, 바로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하겠다'고 한다. 보수통합은 자기네들이 자유한국당 가서 공천 받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권이 워낙 실정을 많이 해서 자유한국당이 올라가는 것 같으니까 거기에 붙어 공천 받으려는 생각밖에 안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말리지 않겠다"며 "갈테면 가라. 빨리 가라. 바른미래당 망치지 말고 빨리 가라"고 천명했다.

촛불집회 연설, 이례적으로 당내 현안에 할애
"최고위를 재정비해 통합위원회 의결하겠다"
대안신당·평화 등에 손내미는 정계개편 총성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가 19일 오후 광화문 촛불집회 연설에서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을 정상화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통합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위원회가 구성되면 바른미래당이 대안신당·민주평화당 관망파·무소속 의원들에게 손을 내미는 셈이 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이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가 19일 오후 광화문 촛불집회 연설에서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을 정상화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통합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위원회가 구성되면 바른미래당이 대안신당·민주평화당 관망파·무소속 의원들에게 손을 내미는 셈이 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이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처럼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로 변혁과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비판하며 사실상 '축출''결별'을 선언한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나가고 나면 잔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정계개편을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훼방하고 오직 자유한국당에서 국회의원 공천 받겠다는 사람들이 싹 꺼지고 나면 이제 바른미래당이 새롭게 출발할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바른미래당이 제3의 정치세력의 선봉에 서고 그 마당을 깔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무너진 최고위원회를 재정비하고, 최고위 의결을 거쳐 제3지대를 열어갈 통합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당을 개혁하는 위원회, 새로운 인재를 영입할 인재영입위원회, 내년 총선을 준비할 총선기획단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가 '최고위 재정비'를 선언한 것은 하태경 수석최고위원에 이어 전날 이준석 최고위원의 당직해제 중징계를 계기로, 최고위 의결권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이 궐위되며 최고위의 재적은 7인으로 줄어들었다. 손학규 대표 본인과 채이배 정책위의장, 그리고 '제3지대 신당' 통합에 전부터 찬성 입장이었던 주승용 최고위원이 출석한다고 해도 의결에는 1인이 부족하다. 손 대표는 필요하다면 문병호 최고위원을 교체하는 수단을 써서라도 의결권을 회복해 통합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에 통합위원회가 구성되면 대안신당·민주평화당 관망파·무소속 의원 등과의 '제3지대 신당' 창당 논의는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 대표로부터 결별·축출 통보를 받은 바른정당계 의원들도 이에 대응해 독자적인 신당 창당이나 보수통합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침내 바른미래당발(發) 정계개편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손 대표는 "최고위가 그동안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정비를 할 것"이라며 "전국의 새로운 일꾼과 젊은 사람들, 미래를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세력과 함께 우리 바른미래당이 제3세력의 중심에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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