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법관이 조국 구하기에 동참하나 조국의 처지 드레퓌스와 같다?…여권의 여론 거꾸로 읽기 습성 <@IMG1>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헌법 제103조이다. 물론 법관에 따라 헌법과 법률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판례가 있고 법에 대한 이론‧상식이 있다. 따라서 법관에 따라 유사 사안에 대한 판단이 심하게 들쑥날쑥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양심’이다.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으로 정의된다(표준국어대사전). 일찍이 헌법재판소는 “양심이란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한 바 있다. 법관이 조국 구하기에 동참하나 그럴듯한 표현이지만, 객관적 판단의 명확한 기준이 되지는 못 한다. 주관적 판단의 모호한 기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관은 자신의 의도적 과오도 이 모호성에 기대어 정당화할 특권을 행사한다. 자신의 신조는 ‘양심의 명령’이 되어 그의 판단을 좌우하게 된다. 그런데 그 신조라는 것은 개인의 영역에 속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 모씨의 영장은 ‘당당히’ 기각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몇몇 기각 사유를 제시하긴 했다. 그렇지만 무리한 판단이었다. 그는 이른바 ‘진보 판사’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진보좌파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게 그에게는 ‘양심의 명령’이 된다.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비판했던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내부에 영장 발부 기준이 여러 죄명별로 구체적으로 서면화 돼 있는데도 외부에 공개돼 있지 않아 명 판사가 그 기준을 위반해 조국 동생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는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속영장 발부 기준 공개를 재차 촉구했다. 자신이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지낸 법학자이다. 그가 명 판사의 결정을 ‘배짱’이라고 했다. 자기 목적에 따라 판사로서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뜻일 터이다. ‘양심’이라고 불리는 특권의 자의적 행사가 거듭될 경우 ‘양심’의 영역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구속영장 발부 기준 공개’와 같은, ‘법관의 양심’을 감시하고 제약하는 제도가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으로서도 이 교수의 기준 공개요구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 장관 구하기에는 진보좌파의 유명 인사들도 적극적이다. 특히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발군이다. 그는 일전에 KBS가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PB와 인터뷰한 내용을 검찰에 흘렸다며 으름장을 놓으면서 이죽거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12일에는 “검찰이 조국 장관 또는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부부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을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조 장관 관련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의 처지 드레퓌스와 같다? 기고만장이다. 뭔가 까닭 혹은 배경이 있을 것이지만 추측만 할 뿐 확언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쨌든 그는 조국 구하기의 최고 기사(騎士) 행세를 한다. “19세기말 프랑스에서는 드레퓌스 사건으로 20세기까지 몇 년간 찬반으로 나눠 싸움을 벌였는데 우리나라도 그만큼 심하진 않지만 조국으로 인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니까 조국은 드레퓌스와 같은 처지라는 것이다. 식자우환이라더니 조국 수사를 미봉시키기 위해 희한한 사례까지 들먹이는 모습이 어이없다. 법원까지 한편에 서서 사법적으로 조국 구하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치자. 도덕성 정직성 청렴성 등 인성과 인격 전반에 걸친 자질‧자격 결여는 뭘로 덮어줄 것인가. 언론들도 문제다. 특정인의 개인적 주장이나 억지 논리를 지속적으로 키워 보도하는 까닭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주장일 뿐인데도, 그 사람의 말로만 기사 하나를 작성해 지면이나 화면에 올린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은 더 기세를 올리며 세상을 자기 손안에서 주무르는 양 한다. 우상 만들기를 해놓고 그 우상의 위세에 짓눌리는 언론의 행태는 얼마나 한심한가. 여론의 반향이 큰 사람의 말이라고 하더라도 반대되는 주장 또한 같은 비중으로 보도해야 옳다.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것도 아닌데 한 사람의 주장으로 한 건의 뉴스를 만드는 것은 옳은 보도태도라 할 수 없다. 이러니 저마다 유시민이 되고 싶어서 이죽거리기, 궤변 늘어놓기, 억지주장 하기 경쟁을 벌이다시피 하지 않는가. 같은 맥락에서 유명인의 SNS 뒤지기 식 취재태도도 버릴 때가 됐다. 정부‧여당 측의 조국 지키기 또한 도를 넘고 있다. 그 사람의 개인 문제는 그 자신이 해결하게 해야 한다. 왜 정부 여당이 방패막이 노릇에 다투어 나선다는 것인가. 특히 한심한 것은 여론 거꾸로 읽기 습성이다. 문 대통령이나 여당에 대한 여론의 지지율이 하락추세를 지속하는 것을 봤으면 막무가내 조국 편들기를 포기하고 대안 찾기를 시도해야 할 텐데, 오히려 여론조사 결과의 왜곡에 매달리고 있다. 여권의 여론 거꾸로 읽기 습성 대표적인 예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언사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 그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면서 “이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현재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민적 논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권적 목적으로 입법을 강행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아니다. 되레 빨리 밀어붙여서 입법을 해버리면 야당이 어쩌겠느냐는 ‘배짱의 정치’를 부추기는 빛이다. 화끈하게 해치우면 오히려 국민들도 기정사실로 인정할 것이고, 논란도 없어질 것이라는 말로 들린다. 앞으로도 계속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해 나가겠다는 대 국민‧대 야권 선언이나 다름없다. “세상이 뭐라 하건 내 길을 간다.” 정치적 사회적 약자가 갖은 핍박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지켜가겠다는 각오로 하는 말이라면 찬사를 보내고도 남음이 있겠다. 그게 아니라 권력을 가진 측이 반대자를 향해 그런 말을 하면 이는 엄포고 위협이다. 민주 국민이라면 이런 권력자들의 오만과 오기를 언제까지나 참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반드시 되치기 당하는 날이 온다. 그게 싫으면 국민의 비판에 보다 진지해져야 한다. 국민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 권력은 붕괴의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잊지 말 일이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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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오만, 반드시 되치기 당한다

이진곤 언론인 | 2019-10-14 09:00
<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법관이 조국 구하기에 동참하나
조국의 처지 드레퓌스와 같다?…여권의 여론 거꾸로 읽기 습성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에 맞서 보수단체들이 개최한  맞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조국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에 맞서 보수단체들이 개최한 맞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조국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헌법 제103조이다. 물론 법관에 따라 헌법과 법률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판례가 있고 법에 대한 이론‧상식이 있다. 따라서 법관에 따라 유사 사안에 대한 판단이 심하게 들쑥날쑥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양심’이다.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으로 정의된다(표준국어대사전). 일찍이 헌법재판소는 “양심이란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한 바 있다.

법관이 조국 구하기에 동참하나

그럴듯한 표현이지만, 객관적 판단의 명확한 기준이 되지는 못 한다. 주관적 판단의 모호한 기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관은 자신의 의도적 과오도 이 모호성에 기대어 정당화할 특권을 행사한다. 자신의 신조는 ‘양심의 명령’이 되어 그의 판단을 좌우하게 된다. 그런데 그 신조라는 것은 개인의 영역에 속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 모씨의 영장은 ‘당당히’ 기각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몇몇 기각 사유를 제시하긴 했다. 그렇지만 무리한 판단이었다. 그는 이른바 ‘진보 판사’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진보좌파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게 그에게는 ‘양심의 명령’이 된다.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비판했던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내부에 영장 발부 기준이 여러 죄명별로 구체적으로 서면화 돼 있는데도 외부에 공개돼 있지 않아 명 판사가 그 기준을 위반해 조국 동생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는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속영장 발부 기준 공개를 재차 촉구했다. 자신이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지낸 법학자이다. 그가 명 판사의 결정을 ‘배짱’이라고 했다. 자기 목적에 따라 판사로서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뜻일 터이다.

‘양심’이라고 불리는 특권의 자의적 행사가 거듭될 경우 ‘양심’의 영역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구속영장 발부 기준 공개’와 같은, ‘법관의 양심’을 감시하고 제약하는 제도가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으로서도 이 교수의 기준 공개요구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조 장관 구하기에는 진보좌파의 유명 인사들도 적극적이다. 특히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발군이다. 그는 일전에 KBS가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PB와 인터뷰한 내용을 검찰에 흘렸다며 으름장을 놓으면서 이죽거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12일에는 “검찰이 조국 장관 또는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부부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을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조 장관 관련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의 처지 드레퓌스와 같다?

기고만장이다. 뭔가 까닭 혹은 배경이 있을 것이지만 추측만 할 뿐 확언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쨌든 그는 조국 구하기의 최고 기사(騎士) 행세를 한다. “19세기말 프랑스에서는 드레퓌스 사건으로 20세기까지 몇 년간 찬반으로 나눠 싸움을 벌였는데 우리나라도 그만큼 심하진 않지만 조국으로 인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니까 조국은 드레퓌스와 같은 처지라는 것이다. 식자우환이라더니 조국 수사를 미봉시키기 위해 희한한 사례까지 들먹이는 모습이 어이없다. 법원까지 한편에 서서 사법적으로 조국 구하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치자. 도덕성 정직성 청렴성 등 인성과 인격 전반에 걸친 자질‧자격 결여는 뭘로 덮어줄 것인가.

언론들도 문제다. 특정인의 개인적 주장이나 억지 논리를 지속적으로 키워 보도하는 까닭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주장일 뿐인데도, 그 사람의 말로만 기사 하나를 작성해 지면이나 화면에 올린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은 더 기세를 올리며 세상을 자기 손안에서 주무르는 양 한다. 우상 만들기를 해놓고 그 우상의 위세에 짓눌리는 언론의 행태는 얼마나 한심한가.

여론의 반향이 큰 사람의 말이라고 하더라도 반대되는 주장 또한 같은 비중으로 보도해야 옳다.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것도 아닌데 한 사람의 주장으로 한 건의 뉴스를 만드는 것은 옳은 보도태도라 할 수 없다. 이러니 저마다 유시민이 되고 싶어서 이죽거리기, 궤변 늘어놓기, 억지주장 하기 경쟁을 벌이다시피 하지 않는가. 같은 맥락에서 유명인의 SNS 뒤지기 식 취재태도도 버릴 때가 됐다.

정부‧여당 측의 조국 지키기 또한 도를 넘고 있다. 그 사람의 개인 문제는 그 자신이 해결하게 해야 한다. 왜 정부 여당이 방패막이 노릇에 다투어 나선다는 것인가. 특히 한심한 것은 여론 거꾸로 읽기 습성이다. 문 대통령이나 여당에 대한 여론의 지지율이 하락추세를 지속하는 것을 봤으면 막무가내 조국 편들기를 포기하고 대안 찾기를 시도해야 할 텐데, 오히려 여론조사 결과의 왜곡에 매달리고 있다.

여권의 여론 거꾸로 읽기 습성

대표적인 예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언사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 그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면서 “이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현재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민적 논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권적 목적으로 입법을 강행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아니다. 되레 빨리 밀어붙여서 입법을 해버리면 야당이 어쩌겠느냐는 ‘배짱의 정치’를 부추기는 빛이다. 화끈하게 해치우면 오히려 국민들도 기정사실로 인정할 것이고, 논란도 없어질 것이라는 말로 들린다. 앞으로도 계속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해 나가겠다는 대 국민‧대 야권 선언이나 다름없다.

“세상이 뭐라 하건 내 길을 간다.” 정치적 사회적 약자가 갖은 핍박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지켜가겠다는 각오로 하는 말이라면 찬사를 보내고도 남음이 있겠다. 그게 아니라 권력을 가진 측이 반대자를 향해 그런 말을 하면 이는 엄포고 위협이다. 민주 국민이라면 이런 권력자들의 오만과 오기를 언제까지나 참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반드시 되치기 당하는 날이 온다. 그게 싫으면 국민의 비판에 보다 진지해져야 한다. 국민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 권력은 붕괴의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잊지 말 일이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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