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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 롯데리츠 ‘반쪽짜리’ 사업계획

백서원 기자
입력 2019.10.14 07:00 수정 2019.10.14 08:07

IPO 대어 롯데리츠, 투자 핵심인 ‘롯데쇼핑’ 관련 말문 닫아

보릿고개 타개 위한 상장기회 잡았지만…미래전략 희미해 우려

IPO 대어 롯데리츠, 투자 핵심인 ‘롯데쇼핑’ 관련 말문 닫아
보릿고개 타개 위한 상장기회 잡았지만…미래전략 희미해 우려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하기로 한 롯데백화점 강남점 전경.ⓒ롯데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현물출자하기로 한 롯데백화점 강남점 전경.ⓒ롯데

유통거인 롯데그룹이 내세운 롯데리츠가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와의 교류에 나섰다. 그러나 그룹 덩치에 걸맞지 않는 반쪽짜리 소통으로 오히려 투자 기대감을 떨어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대 규모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될 롯데리츠는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회사는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업공개(IPO)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해외 선진 글로벌 리츠 수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롯데리츠는 최근 정부의 정책 지원과 연평균 6%대 배당수익률 목표, 대기업 공모리츠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다. 그만큼 IPO간담회에서 롯데리츠가 제시할 사업 전략이 주목됐다. 하지만 사측은 간담회 내내 짧고 원론적인 설명으로만 일관하며 시장 관계자들을 당황케 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의 백화점, 마트, 아웃렛 10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테일 리츠다. 다만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는 낮은 편이다. 공모 후 주가가 급등한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자산을 시세 대비 낮게 편입했지만 롯데리츠는 자산을 할인 없이 매입했다. 오프라인 사업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리츠라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결국 상장 후 롯데리츠의 주가 상승 원동력은 롯데쇼핑 및 타 계열사의 추가 편입자산에 달려있다는 게 시장의 지론이다. 그러나 사측은 간담회 시작부터 “롯데쇼핑 등과 관련된 질문들은 그룹 관계자가 없는 관계로 답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롯데리츠 투자결정의 핵심이 될 롯데쇼핑에 대한 질문을 차단한 것이다.

이후 사측은 준비해온 롯데리츠 소개글을 간단하게 읽는 것으로 발표를 대신했다. 기본적인 내용으로 투자자들이 새롭게 얻을만한 정보는 단 한 줄도 없었다. 롯데호텔 등 타 계열사의 비(非)리테일 자산 편입 가능성에 대해선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사업 계획 역시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대체됐다. 기존 IPO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제공해온 관련 책자조차 롯데리츠엔 없었다.

현재 대형마트사들은 업황 부진에 가로막혀 암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국내 대형마트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 이에 현재 유통사를 중심으로 리츠를 통해 자산유동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특히 실적 보릿고개를 넘는 롯데쇼핑에게 이번 리츠 상장은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롯데는 정부의 리츠 공모시장 활성화 노력과 맞물려 절호의 상장 시기를 잡았다. 하지만 기존 IPO 간담회에선 볼 수 없었던 무성의한 진행으로 오히려 상장 경쟁력에 다소 의문이 생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통공룡의 자신감, 혹은 회피 차원의 말 닫기로 반쪽짜리 간담회는 끝이 났지만 향후 투자자들과의 소통은 원활하길 기대한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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