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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안보리서 北 규탄 유보한 美...향후 정세는?

최현욱 기자
입력 2019.10.10 17:05 수정 2019.10.10 18:07

미국 소극적인 자세에 주요 안보리 이사국도 덩달아 침묵

정세현 "앞으로 미사일 발사해도 북한 제재하기 힘든 선례 생겨"

미국 소극적인 자세에 주요 안보리 이사국도 덩달아 침묵
정세현 "앞으로 미사일 발사해도 북한 제재하기 힘든 선례 생겨"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남측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남측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비공개회의를 소집하고 지난 2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 직후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6개 나라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당사국인 미국이 직접적인 대응을 유보해, 일각으로부터 마치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미국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서 주요 안보리 이사국들도 대거 성명 발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0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유럽 6개국 공동성명에 대해 “솜방망이다. 북한은 별로 겁을 안 먹을 것”이라고 평하며 “영국, 프랑스, 독일과 또 다른 몇 개 나라가 가담한 6개국이 규탄, 비난 성명을 한 모양인데 제재결의안보다도 의장성명이 한참 약하고 더 낮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공동성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변인은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럽 6개국이 우리의 자위적 조치를 걸고 드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며 “공정성과 형평성을 표방하는 안보리가 미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한 조치를 걸고 드는 것은 엄중한 도발”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변인은 “우리가 강하게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보리가 올바른 자대나 기준이 없이 이해관계에 따라 우리 자위권에 속하는 문제를 부당하게 탁자에 올려놓고 있는 현실은 미국과의 신뢰구축을 위해 취했던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국면에 균열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이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강한 반발에 나선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분명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기에 자칫 강력한 대응을 취했다가 판이 완전히 깨져버릴 수 있다는 데 부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부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코멘트를 하지 않은 것은 협상판을 깨지 않으려는 것이다”라며 “그래서 앞으로 SLBM을 발사해도 UN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하기가 어려운 선례가 하나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부의장은 “내년 2월부터 미국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월을 넘기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전에 결론이 나야 한다”며 “미국에서 북한 이슈는 엄청난 사고를 치기 전에는 별로 뉴스거리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계속 홍보하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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