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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메디톡스 보톡스분쟁서 거짓말 공방으로

이은정 기자
입력 2019.10.11 06:00 수정 2019.10.11 05:30

메디톡스 “대웅 방식대로 실험하니 우리도 포자생성”

대웅 “전형적 말 바꾸기이며 제2의 인보사”

메디톡스 “대웅 방식대로 실험하니 우리도 포자생성”
대웅 “전형적 말 바꾸기이며 제2의 인보사”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 ⓒ대웅제약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톡스 균주 전쟁이 거짓말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6일 원래 메디톡스 균주에는 포자가 형성되지 않지만 대웅제약이 사용한 이례적인 방식으로 실험해 보니 메디톡스 '홀A하이퍼' 균주에서도 원래는 없던 포자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웅제약은 7일 ‘메디톡스 희대의 사기극…제2의 인보사 우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균주에서도 포자 형성이 확인됐다는 메디톡스 주장은 거짓이자 말 바꾸기”라고 비난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2017년 대웅제약을 상대로 균주 도용 등 혐의로 소를 제기한 때부터 자신들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해놓고선 이제와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지난 1월 자신들의 균주가 감정시험 조건을 포함한 어떠한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공언했다”며 “우리의 감정시험 조건은 1년 전 메디톡스에 공개됐는데 이제 와서 실험해 본 뒤 기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180도 바꿨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가 실험을 하면서 다른 균주를 사용해 결과를 조작했을 의혹도 제기했다.

양사는 2016년부터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16년 11월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대웅제약이 훔쳐 갔다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는 다른 균주라며 맞서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되던 소송은 미국까지 갔다. 메디톡스는 지난 1월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함께 제품 제조공정기술문서가 유출됐다며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ITC는 양사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내년 2월 재판을 시작해 6월 예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최종 판결은 내년 10월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메디톡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메디톡스


국내 민사 소송 결과가 먼저 나올 경우 미국 ITC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대웅제약 승소를 점치는 분위기다.

국내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의 입회 하에 실시한 시험에서 대웅제약 '나보타'의 균주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균주와 달리 포자를 형성하는 것으로 지난 8월 확인됐기 때문이다. 양사가 각기 추천한 감정인들은 포자감정 시험을 통해 확인한 포자 형성 결과를 8월14일과 8월29일 감정보고서로 법원에 각각 제출했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이 감정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ITC 소송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진행중인 ITC 소송 법정대리인으로 미국 검찰 검사장 출신의 한국계 변호사 ‘준킴’을 선임했다. 준킴은 미국 스탠버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2000년부터 뉴욕남부지검에서 연방검사로 재직하며, 미국 월가의 기업과 경제인 관련 권력형 형사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룬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특허침해와 기술탈취 등 이른바 ‘화이트칼라’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한 경험이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준킴과 같은 저명한 인물이 ITC 소송에 합류한 것은 메디톡스가 제기한 주장의 정당성을 신뢰한다는 것”이라며 “그가 이번 소송을 공정하고 올바른 결론이 도출되도록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0일 미국 ITC에 제출된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분석(WGS, Whole Genome Sequencing)이 포함된 결과보고서가 모든의혹을 명백히 밝혀줄 핵심 자료”라며 “대웅제약은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소모전을 중단하고 공개적이고 과학적인 검증방식을 통해 진실을 밝히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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